슬로우레터 4월24일.

대통령실 합창단이 부른 ‘마이 웨이’.

• 이관섭(대통령 비서실장) 퇴임식이 있었다. 윤석열(대통령)이 청사 밖까지 마중 나가 차를 타고 멀어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 대통령실 합창단이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와 ‘마이 웨이’를 불렀고 윤석열과 직원들이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고 한다.
• ‘마이 웨이’가 이관섭의 애창곡이라고 하지만 하필 총선에 참패하고 그 책임으로 물러나는 마당에 공교로운 제목이다.

언제까지 숨을 건가.

• 김건희(대통령 부인)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석열이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환영식과 오찬 등에서 김건희가 빠지면서 루마니아 대통령 부인도 자연스럽게 빠졌다. 두 사람이 따로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 동아일보는 “김건희가 130일만에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고 했지만 정작 대통령실은 이정재(배우) 등이 참석했다는 오찬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건희가 있어도 곤란하고 없으면 없는대로 모양 빠지는 상황이다.
• 한국일보는 “대통령 부인이 참석해야 할 외빈 의전 행사 등 공적인 역할을 하지 않거나 비공개로 하는 게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재명 면담 날짜도 못 잡았다.

•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준비 모임을 했는데 잘 안 풀렸다. 서울신문은 “이번주 개최는 물 건너 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민생회복 지원금을 협상 카드로 들고 나오는데 정부는 못 받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대통령) 입장에서는 받아 봐야 이재명 작품이 되고 당장 물가 상승 우려도 크다.
• 흔히 영수회담이라고 쓰는데 옷깃(領)과 소매(袖)가 만난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박수현(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독재 시절 쓰던 말이니 ‘여야 대표 초청 회담’이라고 하자”고 제안했지만 다시 살아났다.

“조국과 논의할 일 있나.”

•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한 걸 두고 민주당 관계자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 정성호(민주당 의원)가 CBS와 인터뷰에서 “거기는 국회의원이 아니지 않나,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민주당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가 발을 뺀 것도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쟁점과 현안.

의대 교수들, 다음주부터 하루씩 휴진.

•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교수들이 30일부터 주 1회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공의 이탈 이후 교수들이 주 80~100시간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라고 한다. 지역 대학병원들도 진료 축소에 돌입했거나 이미 축소한 상황이다.
• 정부는 여전히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이 전화, ‘빼박’ 증거가 나왔다.

• 채상병 사건은 특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보낸 수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돌려달라 해서 가져갔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두 군데 모두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이 확인됐다.
• ① 먼저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전화를 한 뒤 ② 국가수사본부 간부가 경북경찰청에 전화를 해서 “국방부 전화가 갈 것”이라고 했다. ③ 그 뒤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경북경찰청에 전화해서 “사건 기록을 회수하겠다”고 했다. ④ 대통령실 비서관과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통화를 했고 ⑤ 국방부 검찰관이 경북경찰청을 찾아 사건 기록을 가져갔다.
• ③이 오후 1시50분이고 국방부 검찰단에서 회의가 열린 건 오후 2시40분이다.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더 깊게 읽기.

당선자 편향.

•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은 선택 과정을 통과한 개체에만 집중하는 논리적 오류를 말한다. 이를 테면 전투기에 총알 자국이 많은 곳이 취약하다고 판단하면 돌아오지 못한 전투기가 왜 추락했는지를 분석할 수 없다. 맞아도 살아돌아올 수 있는 영역과 맞으면 추락하는 영역을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안종주(중앙일보 정치에디터)는 지금 국민의힘이 그런 편향에 빠져 있다고 본다. 당선자들끼리 모여서 보니 65%가 영남 출신이고 벌써부터 한동훈의 빈 자리를 노린다. 전형적인 생존자 편향 오류의 상황이다. 대통령 때문에 졌다고 투덜거릴 수는 있겠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 안종주는 “편향은 습관이고,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편향은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연금 개혁, 한 달 안에 답 안 나온다.

• 시민대표단이 더 내고(9%에서 13%로) 더 받는(40%에서 50%) 안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입장 차이가 크다. 국민의힘은 “포퓰리즘의 극치”라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갈등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맞서고 있다.
• 이 안이 통과되려면 연금 특위가 법안을 만들고 위원 13명 가운데 7명이 찬성해야 한다.

다르게 읽기.

공정성을 누가 평가하나.

• 방통심의위가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는 게 방송 심의 규정 9조 공정성 조항이다. 크게 두 가지다. “방송은 진실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와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해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다.
• 최근 심의 사안을 보면 김건희 주가 조작 의혹을 다룬 방송이 검찰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MBC 김종배의 시선 집중)거나 YTN 민영화를 반대하는 YTN 노조 발언을 보도하면서 찬성 입장을 다루지 않았다(YTN 뉴스N이슈)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을 상황이다.
• 신미희(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심위의 공정성 기준이 달라지고 심의위원들의 자의적 기준으로 논란을 양산해왔으며 앞으로도 정치·표적 심의에 악용될 소지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 홍원식(동덕여대 교수)는 “공정성은 추상적인 개념이라 필연적으로 과도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으므로 과감하게 삭제하고 잘못된 보도가 있으면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한 사법적 판단 이후 사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빨리 쓸 건가. 잘 쓸 건가.

• 미국의 저널리스트 애보트 조셉 리블링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글을 더 잘 쓰는 사람보다 더 빨리 쓸 수 있고, 더 빨리 쓰는 사람보다 더 잘 쓸 수 있다(I Can Write Faster than Anyone Who Can Write Better, and I Can Write Better than Anyone Who Can Write Faster).” 1963년에 한 말이니 지금은 빨리 쓰는 게 자랑이 아닌 시대다.
• 송해엽(군산대 교수)은 “글쓰기의 대체 불가능성을 장담하는 것은 마치 1900년에 비행기에 관한 법률 규제 논문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면서 “기자의 글쓰기가 온전히 빠른 글쓰기에만 머무른다면 기자 대부분이 AI로 대체되는 미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처벌을 해야 진상 규명이 되나.

• 언뜻 극우 집회에서 나올 것 같은 말이지만 홍성수(숙명여대 교수)는 “구조적 요인을 해결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고 유의미한 교훈을 도출할 수 있는데, 책임 있는 사람만 찾아 처벌하려다 보면 중요한 의제들을 놓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성수 칼럼의 제목은 “처벌 위주의 진상규명을 넘어서”다.
• 세월호도 그랬고 이태원도 마찬가지다. 무죄를 받는다고 해서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정작 더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면책될 가능성이 크다. 사고 규모가 클수록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인 경우도 많다.
• “형사처벌 위주의 사건 처리는 진정한 문제 해결보다는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특정인을 처벌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벗어나려는 ‘권력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점도 기억해두어야 한다. 대중의 분노에 부응하는 외양을 띠지만,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라는 대중들의 진정한 열망에는 반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적이기도 하다. 요컨대 사회가 형사법에 요구하는 것에 비해 법의 능력은 제한적이다. 이것이 그동안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는 것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보곤 했던 이유다.”

해법과 대안.

헌재에서 만난 불편한 질문.

• 첫 기후소송이 열렸다. 정부의 온실 가스 감축 목표가 부실해서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다룬다.
•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재 목표도 사회경제적 대전환이 필요한 도전적 목표”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는 감축 목표의 75%를 임기 뒤로 미루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1%로 줄였다.
• 청구인들은 “2031년부터 2042년까지는 감축 계획도 없고 앞선 계획이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할지 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0.3%의 공익 변호사들.

• 대한변협에 등록된 변호사는 3만4660명. 이 가운데 공익 변호사가 117명이다.
• 한겨레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창립 20년을 맞아 공익 변호사의 세계를 소개했다.
• 시각 장애인이 지하철 승장강에서 추락한 사고에 손배 소송을 내서 승소했다. 도가니법 개정에 참여했고 정신병원 강제 입원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 난민 인정 불허에 맞서 취소 소송을 내 승소하기도 했다. 난민 인정률은 여전히 1~2% 수준이다. 동성 사실혼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달라며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김지림(공감 변호사)은 “우리 사회 인권 향상을 위한 시민들의 의지가 모여 공익변호사가 지속가능한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노 케어, 50세 이상 복지 종사자 110만 명.

•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말이다. 비거주 복지시설 종사자가 151만 명인데 50세 이상이 110만 명이다.
• 요양보호사는 320시간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데 합격률이 90%에 이른다. 자격증 소지자가 250만 명, 이 가운데 93만 명이 60대, 25만 명이 70대다. 노후 대비용으로 자격증을 따는 경우도 많다.
• 한국은 노인 돌봄 서비스의 95%가 민간이다. 요양보호사 수요가 늘고 있는데 민간 복지센터 소속 요양보호사는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이라 사람을 못 구해 문 닫는 경우도 많다.

오늘의 TMI.

민희진은 왜 그랬을까.

• 방시혁(하이브 의장)과 민희진(어도어 대표)의 충돌이 엄청난 이슈를 낳고 있다.
• 하이브는 방시혁이 설립한 한국 최대 연예 기획사고 어도어는 하이브의 자회사다. 뉴진스의 소속사가 어도어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지분의 80%를 보유하고 있고 민희진이 18%를 보유하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1103억 원, 순이익이 265억 원에 이른다. 하이브는
•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하이브가 민희진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며 대표직 사임을 요구했다. 민희진이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하이브에 의해 침해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이브가 만든 걸 그룹 아이릿이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어 항의했더니 나가라 했다는 이야기다.
• 애초에 18% 지분을 갖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 경영권 탈취를 할 수 있는지 의문(방시혁이 팔 생각이 없으면 불가능하다)이지만 스톡옵션 갈등이 원인이었다는 보도도 있었고 애초에 하이브의 투자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뉴진스가 가능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 결국 최대 피해자는 뉴진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이브 주가가 폭락한 것은 민희진 없는 뉴진스 또는 뉴진스 없는 하이브가 하이브의 미래에 매우 부정적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컨트롤 타워없는 문어발식 레이블 경영.

• 중앙일보는 뉴진스 사태를 두고 “하이브의 레이블 경영 및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짧은 시간에 르세라핌과 뉴진스, 투어스, 보이넥스트도어 등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며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매웠지만 레이블끼리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 11개나 된다. 김작가(음악평론가)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꾸려가려면 모기업이 누적되는 리스크를 관리 보완해야 하는데 체제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레이블 컨트롤이 안 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챗GPT에 질문하면 구글 검색 10배 전력 사용.

• 구글 검색은 0.3Wh를 쓰는데 챗GPT는 2.9Wh를 쓴다.
• 미드저니 등 생성형 AI로 이미지 하나를 만들면 거의 스마트폰 한 대를 충전할 분량의 에너지를 쓴다.

일본은 2033년이면 빈집이 30%.

• 이미 2018년 기준 빈집이 14%에 이른다.
• 한국도 일본의 길로 가고 있다. 이용만(한성대 교수)은 “1인 가구가 늘어 2039년 2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는다”면서 “2040년 이후는 빈집이 급격히 늘어 2050년이면 전체 재고의 13%가 빈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화영의 사법 붕괴 시도.”

• 이원식(검찰총장)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이화영(전 경기도 부지사)이 던진 검찰청 술판 의혹을 해명했다. 감옥에 있는 피의자를 두고 검찰총장이 “힘으로 사법 시스템을 억누르려는 행태”라고 비난하는 것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검찰이 다급하다는 의미다.
• 이원식은 “이화영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면서 “사법 시스템을 공격한다고 해서 있는 죄가 없어지지 않고 죄가 줄어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 이화영의 주장이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김성태(쌍방울 회장)가 낀 술자리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이화영의 그동안의 진술이 회유를 받아 조작된 것인지 아닌지가 쟁점이다.
• 이화영은 6월7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한국 경제의 보이는 왼손.

•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GDP 성장률은 내년까지 4년 연속 3%를 밑돌 전망이다.
• 조계완(한겨레 정책금융팀장)은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설파한 ‘보이지 않는 손’이 오른손이라면, 한국 경제에서 재벌 대기업과 경제 관료는 ‘보이는 왼손(혹은 주먹)’”이라고 지적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어정쩡한 말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우리가 봉착해 있는 ‘펀더멘털 취약성’”을 바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박근혜는 윤석열의 반면교사다.

• 박근혜(전 대통령)도 임기 중반 총선에서 졌다. 그때는 여소야대였지만 새누리당 122석에 민주당 123석으로 1석 차이라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4년차였고 지금은 2년차라는 것도 큰 차이다.
• 강희철(한겨레 논설위원)의 분석은 이렇다. 박근혜가 우병우(당시 민정수석)를 정리했다면 탄핵까지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윤석열에게는 김건희가 ‘언터처블’이지만 남은 3년도 그럴까.
• 누르고 뭉개면 더 큰 게 터진다. 우병우를 뭉개서 최순실이 터졌고 김건희 주가 조작을 뭉개는 동안 디올백이 터지고 김건희 특검에 채상병 특검까지 쌍특검을 치를 판이다. 윤석열은 박근혜의 전철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오는 방법.

• 강준만(전북대 교수)의 흥미로운 분석이다.
• 이준석은 올해 총선에서 윤석열을 작정하고 죽였다. (’윤석열 죽이기’는 강준만의 표현이다.) “내가 당선되는 게 정권 심판”이라고 했고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했다. “폭력배 정치를 하는 조폭 정권”이라며 “누가 당선돼야 술맛이 떨어지겠느냐”고도 했다. 당선되고 나서는 “다음 대선이 3년 남은 것 맞냐”고 염장을 질렀다.
• 이렇게 칼을 꽂고도 이준석이 국민의힘 후보가 될 수 있을까. 강준만은 “딱 한 가지 비법이 있는데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폐기처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이건 타도건 그 어떤 방식이건 윤석열이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져야 국민의힘에서 이준석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엄청난 내전을 치를 것이고 민주당은 또 여당 복으로 그럭저럭 굴러갈 것이다. 강준만이 “보수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진보의 비극이기도 하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좋았던 브로맨스의 끝.

• 한동훈은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과 다를까. 2020년 총선 패배 이후 황교안은 퇴장했다. 한동훈은? 아직 팬덤이 남아있는 상태다. 여전히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 구용회(CBS 논설위원)는 윤석열과 한동훈의 브로맨스가 이미 회복 가능한 단계를 지났다고 본다. 좋았던 시절에는 맷집 강한 윤석열이 한동훈에게 디딤돌이 되고 머리 좋은 한동훈이 윤석열에게 기획력을 줬다.
• 두 사람이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진검승부를 벌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검찰에서 했던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서로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인파이터들끼리 붙으면 의외로 쉽게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한동훈의 게임.

• 검사장 출신 인사가 한동훈을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한동훈은 인생을 게임이라고 생각해. 검사 일도 본인에게 게임이지. 그 게임에서 이겨야 하는 상대는 첫째가 대통령, 둘째가 삼성, 셋째가 대법원장. 이 셋을 모두 구속했어. 대단한 거지.”
• 이런 말도 했다. “한동훈이 넣는 영장은 웬만해선 기각 안 돼.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정황을 세밀하게 끼워넣어. 판사의 감정을 공략하는 거지. 그런 재주가 기획 업무에선 도움이 되지만 수사에선 독이야.”
• 김태규(한겨레 토요판부장)는 “한동훈은 그동안 극심한 ‘정보 비대칭성’을 십분 활용해 거대한 게임에서 항상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치는 투명한 영역이고 총선 게임의 상대는 국민들이다. 김태규는 “뭐라고 변명하든 국민들은 보이는 대로 느끼고 상식선에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은밀한 정보 같은 건 없다.
• “‘비대칭 정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잃은 한동훈은 그저 경험 없는 초보였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한동훈에게 다른 무기가 있을까.

• 어제 빠뜨린 기사들이 많은데 놓치기 아까운 포인트가 있어서 추가했습니다.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ESG를 ESC로 잘못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