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명태균 게이트보다 큰 법사 게이트… 오늘 오후 3시 이재명 선거법 사건 대법원 선고.

• 1분기 미국 경제 역성장 충격.
• “트럼프의 시장이 아니라 바이든의 시장이다.”
• 김건희 압수수색.
• 김건희는 왜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일까.
• 명태균보다 건진법사 사건이 더 크다.
• 너무나도 늦은 수사.
• 포괄임금제 다시 검토한다.
• 의대 복귀 시한 끝났다.
• 오늘 오후 3시, 이재명 대법 생중계.
• “협상 빨리 마치고 선거운동” 시그널 줬나.
• 끝내 그 길을 가는 한덕수.
• 진보 진영 후보는 권영국.
• 러시아 파병 북한군 사망 600명.
• 조선일보의 이상한 편집.
• 윤석열 부부가 받고 있는 7가지 수사.
• “양질의 뉴스에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
• 삼성전자 최대 매출? 사업 부진.
• 일해서 받은 돈인데 왜 임금이 아닙니까.
• “내가 주든 나라에서 주든 받으면 되는 거 아냐.”
• 순직 경찰 가족을 돕는 100원의 기적.
• 우리 차례는 언제 올까.
• 학폭 심의 앞서 숙려 기간.
• 관용차를 렌터카로.
• 산재 사망 절반이 60대 이상.
• 허경영은 못 나온다.
• 지브리 논쟁에서 빠진 것.
•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 ‘실패학 교과서’ 같았던 SK텔레콤의 위기 관리.
• 윤석열 바지자락 잡느라 허비했다.
•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하는 것.
• 민주주의는 원래 고쳐 쓰는 것이다.

1분기 미국 경제 역성장 충격.

• 1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
• 수출은 1.8% 늘고 수입은 41.3%나 늘었다. 관세 전쟁을 앞두고 미리 물량을 확보한 결과다. 무역 적자가 1620억 달러에 이른다.
• 정부 지출은 줄었다. 연방 정부 지출이 5.1% 줄면 GDP를 0.25%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 소비자 지출도 줄었다.
• 관세 충격이 닥치기도 전에 침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의 시장이 아니라 바이든의 시장이다.”

• “나는 1월20일에 넘겨받았다.”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남긴 말이다. 주가 폭락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의미다.
•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100일이었다”면서 “연준에 제대로 일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도 이 정도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를 틀어쥐고 있는 걸 두고 한 말이다.

쟁점과 현안.

김건희 압수수색.

• 서울남부지검이 서울 서초동 윤석열(전 대통령) 집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윤석열 부인) 휴대전화와 메모장 등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 검찰은 건진법사 전성배에게 6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가방 등을 받은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통일교 캄보디아 사업에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김건희에게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전성배가 통일교 간부 윤아무개를 취임식에 초청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확인됐다. 윤아무개가 취임식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전성배는 통일교 관계자에게 목걸이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김건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김건희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줄서기 또는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 대한 망신주기”라고 반발했다.

김건희는 왜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일까.

• 김건희가 목걸이를 받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전성배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 김건희가 목걸이 등을 받고 통일교에 혜택을 줬다는 의혹이 확인되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 건진법사 사건과 별개로 명태균 게이트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총선 때 김상민(전 검사)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명태균은 “김건희가 조국 수사 때 김상민이 고생 많이 했다, 챙겨주라고 했고 김영선(당시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공기업이나 장관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명태균보다 건진법사 사건이 더 크다.

• 전성배 딸과 처남을 대통령실에 집어넣으려다 무산되자 신아무개를 대신 꽂았다.
• 전성배가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 전성배가 딸에게 “신◯◯은 찰리(전성배 처남)가 관리하는데 언제든 쓸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 전성배가 세무조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기업인들을 만난 정황도 드러났다. 대통령실이 주요 기업에 주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그런 문제가 있으면 고발 조처를 해야 하는데 그것부터 이상했다”는 말이 나온다.
• 전성배 집에서는 경찰 간부 명함이 여럿 나왔다.
• 조선일보 사설에서 배신감과 낭패감이 묻어난다. “윤석열 주변에는 역술인·무속인·법사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들을 둘러싼 소문들은 하나둘 사실로 드러났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일들이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관봉권’ 돈다발까지로 이어지고 있다. 철저히 밝혀야 한다.”
• 전성배 딸과 찰리도 출국 금지 상태다. 뭐가 더 터져나올지 알 수 없다.

너무나도 늦은 수사.

• 핵심은 대통령실이 이미 알고 있었고 뭉갰다는 사실이다.
•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윤석열이 현직 대통령에 있다면, 수사가 이렇게까지 급물살을 탈 수 있었을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건진법사 의혹은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한편으론 ‘힘이 다 빠진 권력’을 향해서만 칼을 빼 드는 검찰의 고질적 행태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 검찰은 과연 몰랐을까.
• 한겨레는 사설에서 “전성배의 수상한 행적은 윤석열 정권 출범 초기부터 꼬리가 잡혔는데 검찰이 이제서야 본격 수사에 나선 것은 정권과 한 몸이었던 검찰의 한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면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장르를 초월해 문어발식으로 이뤄진 윤석열·김건희의 권력형 비리는 결국 특검을 통해 규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도 향후 특검 대상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포괄임금제 다시 검토한다.

•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 이재명이 “포괄임금제를 다시 검토하겠다”면서 “실제 근로 시간을 측정·기록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로 간다는 공약도 내놨다. 2030년까지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의대 복귀 시한 끝났다.

• 복귀 비율은 25% 정도다. 대학마다 다르다.
•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은 모두 유급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학생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다.
• 의대 재학생은 1만9760명,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 명 이상이 유급될 가능성이 있다.
• 최악의 경우 2024학번과 2025학번, 20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늘 오후 3시, 이재명 대법 생중계.

•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은 출석하지 않는다.
•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는 무죄, 오늘 상고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면 무죄가 확정된다.
•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면 고법으로 돌아가 다시 재판을 치른다. 대선 전에 결과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 깊게 읽기.

“협상 빨리 마치고 선거운동” 시그널 줬나.

• 국민들을 속였다는 의혹이 나온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하고 돌아온 뒤 “줄라이(7월)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선거 전에 끝낼 생각이었다는 스콧 베선트(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다.
• 한국 정부는 새벽 1시에 서둘러 보도자료를 내고 “그런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뒤늦게 “‘줄라이 패키지’는 합의를 거친 문구가 아니었다”고 말을 바꾼 것도 눈길을 끈다.
• 최상목(기획재정부 장관)은 “나도 기사를 보고 당황했다”면서 “취임 100일을 맞아 국내용으로 이야기한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민주당은 “권한 없는 협상을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미국에 무엇을 약속한 것인지 이실직고하라”고 압박했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차기 정부의 운신의 폭을 크게 좁히고 국익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끝내 그 길을 가는 한덕수.

• 명분도 없고 전망도 없다. 지지율은 10%가 안 되고 반대 여론이 70%에 육박한다. 오늘 사퇴, 내일 출마 선언을 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막판까지 외교통상 전문가 코스프레를 하는 걸 두고 “파면된 정부의 불법적인 관권 선거”라는 비판도 거세다.
• 어제는 존 페일런(미국 해군부 장관)을 만나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했다.

진보 진영 후보는 권영국.

• 71%를 득표해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정의당과 녹색당, 노동당 등의 공동 후보다.
•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권영국(정의당 대표)은 “불평등에 맞서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르게 읽기.

러시아 파병 북한군 사망 600명.

• 사상자가 4700명에 이른다는 게 국가정보원 분석이다.
• 두 차례에 걸쳐 1만5000명을 파병했다.

조선일보의 이상한 편집.

• 1면 머리기사 제목이 “목걸이와 옷값, 동시 수사 받는 윤석열과 문재인”이다.
• 문재인이 뇌물죄로 기소된 건 사실이지만 두 사안의 성격이 다른 데다 윤석열이 받고 있는 수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윤석열 부부가 받고 있는 7가지 수사.

• 건진법사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맡고 있다.
• 명태균게이트는 서울중앙지검이 파고 있고,
• 비상계엄 사건은 검찰특별수사본부 관할이다. 이미 내란죄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 허위사실 공표 의혹도 서울중앙지검이 들여다보고 있고.
• 채 상병 사건은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가 맡아서 임성근(당시 해병대 사단장) 스마트폰을 포렌식하고 있는 중이다.
•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혹은 경찰 특별수사단이 맡고 있다.
• 김건희 주가 조작 사건은 서울고검에서 재수사에 들어갔다.

“양질의 뉴스에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

• 윤석민(서울대 교수)의 제안이다.
• “공적 책임이 없는 유튜브 제작자가 검증 과정이 없는 콘텐츠를 편파적이고 선정적으로 확산시켜 정치 양극화와 갈등을 조장하고 공론장의 파행을 야기했다.”
• 윤석민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온라인 뉴스 플랫폼들은 양질의 뉴스가 더 큰 보상을 받도록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최대 매출? 사업 부진.

• 1분기 실적에 평가가 엇갈린다. 스마트폰 판매는 좋았지만 반도체는 부진했다.
• 1분기 매출이 79.1조 원, 영업이익은 6.7조 원이다. 각각 10%와 1% 늘었다.
• 메모리 사업 부문 불확실성이 커졌다. HBM 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메모리 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와 67% 줄었다.

해법과 대안.

일해서 받은 돈인데 왜 임금이 아닙니까.

• 학습지 교사들은 개인 사업자로 돼 있어 임금이 체불돼도 신고할 수가 없다. 방송사 프리랜서 PD도 마찬가지다.
• 노동자를 사업자로 위장 등록해 4대보험이나 근로기준법의 의무를 피하는 꼼수가 늘고 있다.
• 비임금 노동자가 2023년 기준으로 862만 명에 이른다. 2030년이면 정규직 임금 노동자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가 주든 나라에서 주든 받으면 되는 거 아냐.”

• 지난해 임금 체불이 2조448억 원인데 정부의 간이 대지급금이 6694억 원에 이른다. 전체 체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 수준이다.
•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신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임금채권 보장기금을 허물어 쓴다.
• 지난해 간이 대지급금을 받은 노동자가 12만 명에 육박한다. 체불 임금을 대지급금으로 막으면서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고 ‘반의사 불벌’로 종결되는 비율이 45%까지 늘었다.
• 김세정(노무사)은 “내가 주든 나라가 주든 돈 받으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책임회피 사업주가 많다”면서 “체불 임금을 국가가 당연히 지급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린(인하대 교수)은 “제도는 선의로 만들었는데 편법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주가 많아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성우(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위원장)는 “대지급금과 관계 없이 사업주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직 경찰 가족을 돕는 100원의 기적.

• 경찰들이 자발적으로 100원 또는 1000원을 월급에서 공제해 순직 경찰관 자녀들을 돕는 캠페인이다. 위험 직무는 최대 300만 원, 일반 직무는 70만 원까지 지원한다.
• 지난달 기준 월 12억 원을 모금했고 71개 가정에 9억 원 가까이 지원했다. 전체 경찰 직원 14만 명 가운데 70%가 참여하고 있다.
• 한 경정이 이런 말을 했다. “순직을 해도 국가 보상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아이들 공책 값이라도 보태자는 취지가 공감이 된다.”
• 한 경사는 이런 말을 했다. “100원씩 공제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는데 1000원으로 올려야겠다.”

우리 차례는 언제 올까.

• “급한 일 아니니 다음에 하자고만 하면 우리 차례는 언제 오나. 수십 년째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올라가려고 기다리는데 항상 만원이고 누군가가 ‘더 급한 사람 많으니 기다리세요’ 하면서 닫힘 버튼을 눌러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 남지원(경향신문 젠더데스크)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표 떨어질까 봐’ 언급하지 못하는 거라면, 젠더폭력과 성별임금격차와 성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성별과 상관없이 모두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폭 심의 앞서 숙려 기간.

• 관계 회복을 위한 숙려 기간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초등 1~2학년이 대상이다.
• 경미한 갈등이 학교폭력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관용차를 렌터카로.

• 파주시는 지난해 7월 관용차 시민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 전기차 10대를 임차해 업무시간에는 공무용으로 쓰고 업무시간 외에는 렌터카로 쓸 수 있게 내놨다. 저녁 6시20분부터 다음날 아침 8시40분까지 이용 요금이 1만2000원이다.
• 금요일 저녁부터 다음주 월요일 아침까지 3박4일 주말권 요금은 10만8000원이다.
• 한 달 동안 평일 야간에 쓰려면 16만4000원, 야간과 주말까지 쓰려면 31만2000원이다.
• 앱으로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하다.
• 경상남도와 강원도 원주, 홍천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오늘의 TMI.

산재 사망 절반이 60대 이상.

•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827명,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404명이었다.
• 산업재해를 인정 받아 유족급여를 승인 받은 사람만 이 정도고 실제로 산업재해 사망자는 2023년 기준으로 2016명에 이른다.

허경영은 못 나온다.

• 허경영(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은 세 차례 출마해서 두 차례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 2007년에는 징역 1년6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 지난해 4월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집행유예를 받으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2034년까지 출마할 수 없다. 1950년생이니까 85세가 된다.

지브리 논쟁에서 빠진 것.

• 지브리와 오픈AI의 충돌처럼 보였지만 일단 스타일은 저작권이 없다. 저작권법은 표현을 보호하지만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
• 김낙호(드렉셀대 교수)는 “지브리 스타일이 누구의 소유였던 적은 없다”면서 “미술에 반 고흐 스타일이 있지만 후기 인상주의 전체를 반 고흐가 소유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 “우리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 그 ‘좋아한다’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구현하는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담긴 세계관, 특히 그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형태를 통해 형상화하기, 그 동작에 관한 묘사에서 느껴지는 고유한 느낌, 그런 하나하나의 장면과 시퀀스 그리고 제스처 하나하나에 깃든 장인 정신과 그것에 관한 존경, 사랑스럽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 그런 이야기를 더 빛나게 하는 음악 등에 관한 총체적인 느낌이 담겨 있다.”
• 지브리 ‘짤’은 지브리의 작품을 대체할 수 없다. 스타일을 흉내낼 수는 있지만 ‘모노노케 히메’ 같은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 오픈AI가 지브리 ‘짤’로 돈을 긁어들인다고 해서 지브리의 작품이 덜 팔리거나 안 팔리는 것도 아니다.
• 김낙호는 “기능과 효율성이라는 시대의 요구와 별개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본질적인 것, 좋은 창작이란 무엇인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 사상 초유의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했는데 정작 SK텔레콤의 대응이 논란이다.
• 교체할 유심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번호 이동 위약금을 면제해 달라는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 국회에 불려나온 유영상(SK텔레콤 대표)는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최태원(SK 회장)을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 사흘 동안 이탈한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본격화하고 있다.

‘실패학 교과서’ 같았던 SK텔레콤의 위기 관리.

• 사고 발생 나흘 뒤에야 언론에 알렸다.
•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진짜 중요한 사실을 뭉갰다.
• 고객들에게 공지는 T월드 홈페이지와 앱에 사과문을 올리는 걸로 때웠다.
• 문자 메시지는 언론 보도 다음날,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발송했다.
• 공식 사과는 다시 이틀 뒤에야 나왔다.
• 유심 교체를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재고 확보도 못한 상태였다. 오픈 런 사태가 벌어질 걸 몰랐나.
• 유심을 교체하면 교통카드 잔액이 0원이 된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윤석열 바지자락 잡느라 허비했다.

• 이현상(중앙일보 논설주간)의 비판이다. 2016년 10월 태블릿 사건 이후 새누리당은 발빠르게 박근혜(당시 대통령)을 손절했다.
•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와 안철수와 유승민 등 보수 진영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문재인(당시 민주당 후보)를 뛰어넘었다.
• 올해는 달랐다. 찬탄 반탄으로 논쟁하느라 국민의힘은 아직 윤석열을 끌어안고 몰락하는 중이다. 이현상은 “눈앞의 지지율에 취한 착각”이고 “당내 강경 세력에 포획돼 보수 정치의 가치를 저버린 무책임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하는 것.

• 김윤주(한국일보 국회팀장)의 세 가지 제안이다.
• 첫째,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자주 만나야 한다. 박근혜도 윤석열도 듣는 걸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례화하면 어떨까.
• 둘째, 원탁회의를 만들어 보자. 피크 코리아와 다운사이징 코리아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셋째, To-do 말고 Do-not 리스트가 필요하다. 하겠다는 것 말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혼밥하지 말라(소통 강화)’, ‘검찰을 수족으로 쓰지 말라(권력기관 사유화 금지)’, ‘전 정권 색깔 지우기 집착 말라(적폐청산·정치 보복 금지)’, ‘청와대 몸집 키우지 말라(제왕적 대통령 차단)’ 같은 것들이다.

민주주의는 원래 고쳐 쓰는 것이다.

• “우리는 ‘국가가 어떠해야 한다’는 데는 몰두했지만, 그 ‘어떤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깊이 각성하지 못했다.”
• 김광호(경향신문 논설위원)는 “한 시대가 미래의 평안을 위해 현재를 수술하지 못하면 ‘윤석열들’과 같은 비극을 불러오는 게 정치의 인과응보”라고 지적했다. 세 가지가 필요하다.
• 첫째, 극단을 배제해야 하고,
• 둘째, 정치적 합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셋째, 근원적이고 넓은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 “정치는 지금을 다루지만 그 결과는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피드백.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이재명 대법원 재판 관련 설명이 부실했습니다.
• 대법원은 법리를 따질 뿐 형량을 따지지 않지만 파기환송을 하지 않고 파기자판을 하면서 형량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물론 파기자판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전례도 없고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더라도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바뀔 가능성도 있죠. 벌금 100만 원 미만이면 피선거권이 유지되기 때문에 파기환송이 곧 피선거권 박탈은 아닙니다.
• 어제 슬로우레터에 썼던 취지는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는 순간 후보 자격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대선 전에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논란과 갈등을 피할 수 없겠죠. 오늘 오후 3시에 결과가 나옵니다.

• 어제 슬로우리포트에서 “합계출산률 1 미만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건 OECD 회원국 기준입니다.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도 1 미만입니다.

• 연명의료 중단과 거부는 다릅니다. 한국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첫째, 임종 직전의 상태여야 하고, 둘째 환자나 가족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한 구독자님이 알려주신 것처럼 연명의료가 시작된 상태에서는 임종 과정에 이를 때까지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 그러니까 거부는 사전에 하는 것이고 중지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미리 써둔 의향서가 있거나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