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10월15일.

누가 김건희를 ‘작은 엄마’로 불렀나.

•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이 김건희(대통령 부인)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닌 분의 라인은 존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한겨레는 “행정관 황아무개는 윤석열(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기업인 아들로 윤석열을 ‘삼촌’, 김건희를 ‘작은 엄마’로 부를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명태균이 황아무개가 운전하는 차를 윤석열과 함께 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정철-김건희의 연결고리.

• 황아무개는 대선 때부터 논란의 인물이었다. 캠프 구성원들은 황아무개가 윤석열의 먼 친인척쯤으로 여겼다고 한다.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전 양정철(전 민주연구원장)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 2019년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청문회 때도 윤석열과 양정철이 만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던 적도 있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지난 4월 총선 직후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보도가 불쑥 불거진 것도 출처가 ‘여사 라인’이라는 게 정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관섭(비서실장)이 부인했는데도 ‘여사 라인’ 비서관이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다시 반박하기도 했다.
• 중앙일보는 “김건희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정권의 미래가 어둡다”고 거듭 경고했다.

쟁점과 현안.

누가 왜 도발을 부추기나.

• 남한 무인기가 평양에 다녀왔나. 신원식(국가안보실장)은 “그런 적 없다”고 했다가 1시간 뒤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사실 인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다.
•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무모한 도전 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신원식은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으면 전쟁을 못할 것”이라고 자극하기도 했다.
• 임을출(경남대 교수)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황정아(민주당 대변인)은 “누가 한반도의 불안을 획책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 양무진(북한대학원 교수)은 “한국은 국격이나 위상에서 북한과 비교가 불가능한 국가”라면서 “그런데도 북한과 비슷한 수준의 메시지를 내는 건 전략적 차원에서도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는 아예 “장사정포 5700발 수도권 포탄비”라는 표현을 쓰면서 북한의 도발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김건희 이슈를 안보 불안으로 덮는 모양새다.

북한의 반응이 다르다.

• 한겨레는 “남쪽이 보낸 무인기가 평양에 도달한 게 사실이라면 김정은 참수 작전 능력을 보인 것”이라는 익명의 전문가들 의견을 소개했다. “훨씬 위태로운 국면으로 전환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 북한이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던 대북 전단 문제를 주민들이 모두 보는 로동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경의선 폭파쇼 임박.

•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폭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 경의선과 동해선은 남북 협력의 상징이다. 현물 차관 1억3290만 달러를 투입하기도 했다.

김건희 황제 관람 기획자,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 최재혁(대통령실 비서관)의 행적이 논란이다.
•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KTV 무관중 공연 촬영에 김건희가 등장해서 황제 관람이라며 논란이 된 적 있었다.
• 최재혁은 이때 KTV 실무자였는데 공연 두 달 뒤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발탁됐다.
•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윤석열의 미국 국빈 방문 때도 최재혁이 전용기에 동승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김건희가 소록도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최재혁이 동행했다. KTV가 김건희의 홍보에 동원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더 깊게 읽기.

“비선 조직은 없다.”

• 대통령실의 주장이다.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 일곱 간신을 두고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데 국민의힘 한 의원이 “김건희 라인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더 간신”이라고 반박했다.
• 윤석열과 한동훈은 다음주 초에 만난다. 대통령실은 ‘독대’ 대신에 ‘면담’이라는 표현을 썼다.

“윤석열 부부와 날마다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

• 명태균의 주장이다.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셀 수 없이 갔다”고 했다.
• CBS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가 인수위에 와서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 “연결이 된 것은 (2021년) 6월18일”이라며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대표를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그쪽에서 저를 찾으러 다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홍준표는 “명태균 여론 조작 알고 있었다.”

• 홍준표(대구시장)이 “대선 경선 때 윤석열 후보의 여론 조작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부정 경선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 명태균이 “홍준표 캠프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의뢰를 해서 연결만 시켜준 것”이라고 말한 걸 두고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홍준표 쪽에서 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 미래한국연구소는 명태균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다. 명태균은 “홍준표가 단일화에 부정적이라 윤석열에게 접근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재보궐 선거 D-1.

• 전남 영광군수 선거는 사전 투표율이 43.1%, 역대 최고 기록이다.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켰지만 진보당의 추격도 거세고 결국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동훈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2차 정권 심판 선거”라며 이변을 노리고 있다. 사전 투표율은 20.6%.
•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사전투표율이 8.3% 밖에 안 된다. 역대 최저 기록이다.

김건희 예산.

• 예산은 한정돼 있다. 감염병 전문 병원과 마음 투자 지원 사업, 어떤 게 더 중요할까.
• 첫 번째는 세 차례 예타(예비 타당성) 면제에 떨어졌는데 두 번째는 한 번에 통과됐다. 김건희가 미는 예산이라서 그렇다는 뒷말이 파다하다. 예산이 무려 7892억 원이다. 논란의 마포대교 순찰도 김건희가 국민들 정신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개식용 금지법을 ‘김건희법’이라고 쓴 것도 논란이 됐다. 사양산업을 정리하는 데 3562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역시 예타는 면제됐다.
• 서경호(중앙일보 논설위원)는 “김건희의 그림자가 사업 진행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요즘 쏟아지는 김건희 스캔들이 국민의 마음건강을 해친다는 비아냥마저 들린다”는 이야기다.

155만 명 가운데 단 한 명.

• 검찰연감에 따르면 검찰은 2022년 한 해에 155만 명의 사건을 처리했다.
• 김태규(한겨레 사회부장)은 “검찰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피의자가 딱 한 명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김건희”라고 지적했다.
• 2020년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가 윤석열(당시 검찰총장)이 부인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윤석열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그게 아직까지 살아있는 상태다. (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다는 이야기다.) 박성재(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을 요구하자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은 제한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 검찰 내부에서는 “김건희 하나 때문에 검찰이 망가졌고 완전히 망하게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다르게 읽기.

소득 불평등 커지면 출생률 떨어진다.

• 이종하(조선대 교수)의 연구다. 지니계수와 출생률 사이에 유의미한 마이너스 상관 관계가 확인됐다. 노동소득 분배율이 내려갈수록 출생률도 내려갔다.
• 한국의 소득 불평등 악화 속도가 OECD의 두 배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30년 동안 0.08 올랐다.

일하는 여성 1000만 명.

• 여성 근로자 비중도 46.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 상용 근로자는 696만 명, 임시 근로자가 298만 명, 일용 근로자가 28만 명이다.
• 성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31.2%로 OECD 1위다. OECD 평균은 11.4%다.

해법과 대안.

신토불이? 씨앗 없이 가능한가.

• 옥수수가 맛있어서 몇 알을 심었더니 수확이 안 됐다. 애초에 수확이 안 되도록 조작한 F1 품종이었다. 이 옥수수를 기르려면 해마다 씨앗을 사서 심어야 한다.
• 변현단(은은가 대표)은 토종 씨앗을 키우는 토종씨드림이라는 채종포(採種圃)를 운영한다. 다국적 기업이 개량한 단일 작물은 기후 위기에 따라 작황이 급격히 나빠질 때가 있다. 토종씨드림은 품종 다양성을 지키는 게 목표라고 한다.
• 일제 시대 조선 땅에서 크던 벼 품종이 1400종이 넘었는데 지금은 50종이 채 안 된다. 반현단은 2018년부터 수집단을 구성해 토종 씨앗 8000여 점을 찾았고 4000여 종의 씨앗을 보급하고 있다. 완전 대체는 어렵더라도 토종과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이제는 지도만 봐도 토종 씨앗을 보전하는 농가가 있을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일단 비닐하우스가 많이 보이면 아예 포기하고, 할머니들이 많이 보이는 곳에 주력한다. 정갈하게 정돈된 마을엔 십중팔구 있다.”

오늘의 TMI.

위고비의 함정.

• 오늘 한국에 출시된다. 살 빠지는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다이어트 약이다.
• 주사 한 방이면 1주일 동안 배고픔을 느끼는 신경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 달에 네 방이면 180만 원 정도지만 효과가 확실하다고 한다. 비급여에 실손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 문제는 요요 효과. 약을 끊으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지방이 늘어 악성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신광영(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몸을 잠깐은 속일 수 있지만 끝까지 속일 수는 없다”면서 “아무리 거액을 들여 장기간 투약하더라도 살 안 찌는 습관을 몸에 각인시키지 않으면 ‘꿈의 비만약’이라는 위고비도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 위고비를 만든 노보노르디스크의 시가총액은 2조7800억 크로네(553조 원)에 이른다.

원금 52배 상금 주고도 기금 196배 불렸다.

• 1985년 알프레드 노벨이 내놓은 유산은 3158만 크로나. 현재 환율로 환율로 40억 원 정도다.
•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 22억 크로나(2868억 원)로 출발했다.
• 지금은? 62억 크로나(8083억 원)로 불어났다. 124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은 1.5% 정도. 물가를 감안하면 형편 없는 수익률이지만 장기 투자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원금의 52배를 상금으로 주고도 기금을 196배 불렸다.
• 노벨상 상금은 해마다 바뀌는데 올해는 1100만 크로나(14억3000만 원)다. 124년 동안 5개 부문 수상자는 1012명이다. 여성 수상자는 66명이다.

콜럼버스의 날 Vs. 원주민의 날.

• 1492년 10월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걸 기념하는 날이다. 이탈리아에서는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기념일로 치른다.
• 콜롬버스를 기리는 것이 원주민 학살을 정당화하는 것 아닐까. 미국에서는 콜럼버스의 날 대신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을 기념하는 곳이 늘고 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이 “역사 전반에 걸쳐 원주민들이 이룩한 공헌은 우리 국가, 문화, 사회에 필수적”이라고 기념사를 내기도 했다.
• 악시오스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1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노벨 문학상이 남긴 과제.

• “채식주의자’를 읽은 사람이 수백만 명이 넘어서는 순간, 그리고 이들이 가부장, 여성, 환경, 소수자, 폭력, 예술에 대한 생각을 잠깐이라도 해본다면, 그리고 이들 중 1%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옆 사람의 슬픔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우리 공동체는 적어도 그만큼 나은 곳이 되지 않겠는가.”
• 박원호(서울대 교수)는 “한강의 소설을 읽으면 몸이 아프다”고 했다.
•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몰래 고통과 슬픔을 겪으면서 삶을 견디고 있음을 정면으로 직시케 하는 것이 한강의 소설이라면, 그 둔감의 각질이 사포에 깎여 나가는 듯한 아픔은 문학의 위대한 힘이다.” 그래서 “축하할 일이라기보다는 경건해야 할 일이고, 지금까지 작가가 이룬 성취만큼이나 앞으로 우리에게 많은 숙제가 남았다”고 본다는 이야기다.

한강이 불러온 다른 세상.

• 한강(작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꺼내기 쉽지 않지만 표면 아래에서 우리를 흔드는 중요한 감정들, 깊은 의문들, 감각들을 문학이 다루면, 그걸 읽는 사람들은 문득 자신 안에 있던 그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 김민아(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노벨 문학상 이전과 그 이후의 세상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가치의 회복과 재정립, 새로운 시대의 부상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이야기다.

‘한탕’으로 해결될까.

• 위험을 회피하는 게 보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국의 보수 진영은 ‘한탕’을 노린다. 애초에 윤석열이라는 용병을 선택한 것부터 한판 승부였고 윤석열은 부산 엑스포나 대왕 고래 프로젝트, 의대 2000명 증원 등의 이벤트 정치를 계속했다.
• 권태호(한겨레 논설실장)은 북한 무인기도 윤석열의 한탕이라고 본다. 윤석열은 아마 이 네 가지 가운데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첫째, 시간이 흐르면 ‘김건희 사태’가 저절로 잦아들지 않을까.
• 둘째, 검찰을 동원해보면 어떨까.
• 셋째, 11월에 이재명 유죄 판결 나오면 여론이 좀 돌아서지 않을까.
• 넷째, 외부(북한) 위기로 내부 위기를 돌파할 순 없을까.
• 권태호는 “정상적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렇게 안 된다’고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