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운명의 한주, 조선일보가 자꾸 ‘승복’을 이야기하는 이유… “태풍의 길목에서는 돼지도 날 수 있다.”

• 슈퍼 위크.
• 한덕수 탄핵 심판의 다섯 가지 쟁점.
• 검찰 안 나와서, 김성훈 영장 기각.
• 불덩이가 회오리치듯 덮쳤다.
• 10년 동안 여의도 138배 탔다.
• 최상목 탄핵소추안은 어떻게 되나.
• 네 가지 경우의 수.
• 조선일보가 흘리는 4월 선고 가능성.
• 탄핵 찬성과 이재명 지지율 사이 22%포인트의 간극.
• 삼성물산 ISDS, 메이슨에도 패소.
• 20대 부담 어쩌나.
• 한동훈‧안철수‧유승민은 그동안 뭐했나.
•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물귀신 프레임.
• 윤석열이 승복을 말하지 않는 이유.
• 유상증자 폭탄, 어떻게 볼까.
• 2차 전지 대표주, 금양의 몰락.
• “태풍의 길목에서는 돼지도 날 수 있다.”
• “받은 돈은 0원, 빚을 갚았을 뿐.”
• 의대 복귀 늘었다.
• 알래스카 LNG, 우리가 해보겠습니다.
• 트럼프는 왜 과학자들을 싫어할까.
• 요양보호사 인력난? 문제는 처우.
• 인구 감소 제주 원도심에 학생이 늘었다.
• 소득 재분배 한국이 OECD 31위.
• 트럼프의 좌표 찍기.
• 조기 퇴직 자영업자 절반, 최저임금도 못 번다.
• “망언집이 아니라 명언집”, 권성동의 이재명 팬아트?
• 국민의힘의 ‘리즈’ 시절은?
•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
• 보편적 복지국가의 위기.
• 트럼프의 세 가지 질문과 전략.
• 쿠데타 앞에 양비론은 없다.

슈퍼 위크.

• 월요일 한덕수(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 수요일 이재명(민주당 대표) 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
• 윤석열(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이재명 선고 이후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금요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한덕수 탄핵 심판의 다섯 가지 쟁점.

• 비상계엄을 공모 또는 묵인했고,
•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을 거부했고,
•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과 공동 국정 운영을 시도했고,
• 내란 상설 특검 임명을 회피했다는 이유다.
• 대부분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에도 해당되는 탄핵 사유다.
• 오늘 선고에서는 위법했지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탄핵 정족수가 200명이냐 과반이냐도 변수다. 정족수가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된다.

쟁점과 현안.

검찰 안 나와서, 김성훈 영장 기각.

• 경찰이 청구한 김성훈(경호처 차장) 구속영장을 검찰이 세 차례 기각했다. 검찰 영장심의위원회가 영장 청구를 권고한 뒤에야 법원에 청구했는데 이번에는 법원이 기각했다.
•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게 법원 주장이다. 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 김성훈은 내란죄 핵심 피의자다. 윤석열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화폰 통신 내역 삭제를 지시했다.
• 한겨레의 질문은 이것이다. “그 인권과 방어권은 왜 ‘힘있는 자’들에게, 무엇보다 ‘내란 관련자’들에게만 최대한으로 보장되는 것인가.”

불덩이가 회오리치듯 덮쳤다.

• 경남 산청군 산불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21일 오후 3시에 발생해 22일 오전 12시, 70%까지 잡히다가 다시 크게 번졌다.
• 진화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네 명이 숨졌다.
• 경북 의성군과 울산 울주군 산불도 이틀째 잡지 못하고 있다.
• 23일 저녁 8시 기준으로 38건을 진화했고 5건이 살아있다.
• 중앙일보가 산청군 생존자를 인터뷰했다. 움푹 파인 웅덩이가 있어 부둥켜안고 엎드렸는데 화마가 등과 머리를 지나면서 진화복과 모자가 다 탔다.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에서도 20분 동안 움츠리고 있었다고 한다.
• 불 끌 청년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2022년 기준 진화대원 9064명의 평균 연령이 61세였다.

10년 동안 여의도 138배 탔다.

• 여의도 면적은 290만㎡, 산불 피해는 5455건에 면적은 4억23만㎡다.
• 해마다 평균 546건인데 3월과 4월에 46%가 몰렸다.

최상목 탄핵소추안은 어떻게 되나.

• 지난 금요일 민주당 주도로 이제 막 발의한 상태다. 최상목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주호(교육부 장관)가 대행을 맡게 된다.
• 한덕수가 복귀하면 최상목 탄핵이 큰 의미가 없다.
• 한덕수 파면은 윤석열 파면과 맞물려 봐야 한다. 윤석열이 파면되면 곧바로 대선이라 당장 마은혁(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이 변수가 아니게 된다. 최상목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 한덕수가 파면됐는데 윤석열이 복귀할 경우의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30번째 탄핵”이고 “국헌 문란”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로 표결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단은 경고 차원이라고 보는 게 맞다.
• 민주당은 25일 또는 26일 본회의에서 최상목 탄핵안을 보고하고 27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경제 공동체를 위해 씨감자를 남겨놨는데 살펴보니 썩어 있었던 것”이라며 “감자 가마니에서 썩은 감자를 꺼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네 가지 경우의 수.

• 첫째, 윤석열 파면과 이재명 피선거권 박탈형. 이 경우에도 이재명이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면서 이재명 대법원 선고를 앞당기고 싶겠지만 대법원 선고는 빨라도 6월 말이다. 윤석열 선고가 4월 말까지 미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 둘째, 윤석열 복귀와 이재명 피선거권 박탈형. 국민의힘에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내전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 셋째, 이재명 피선거권 유지와 윤석열 파면. 이재명 대세론으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 넷째, 이재명 피선거권 유지와 윤석열 복귀. 조진만(덕성여대 교수)은 “심리적 내전이 아니라 진짜 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흘리는 4월 선고 가능성.

• 특별한 근거는 없다. “재판관들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게 전부다. 결정문이 100쪽 이상이 될 거라는 관측도 있지만 역시 추측일 뿐이다.
• “내란죄 철회가 핵심 쟁점”이라는 기사도 있는데 희망사항에 가깝다. 박근혜 탄핵 때도 소추 사유를 변경한 적 있었고 어차피 파면 사유는 헌재 판단에 달린 문제다.
• 달마다 마지막주 목요일은 정기 선고일이다. 퇴임을 앞둔 문형배(헌법재판소장)와 이미선(헌재 재판관)이 맡고 있는 사건을 털어야 해서 예정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 금요일 28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탄핵 찬성과 이재명 지지율 사이 22%포인트의 간극.

• 이재명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건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12월 둘째주였다. 37%를 찍고 1월 셋째주 31%까지 빠졌다가 2월 들어 회복했고 3월 셋째주 36%까지 올라왔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는 한때 12%까지 올랐다가 9%까지 빠졌다.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은 자서전 출판 효과로 6%까지 올랐다가 역시 4%로 빠졌다.
• 의견 유보 등 기타 의견이 42%나 된다.
• 탄핵 찬성(58%)과 정권 교체(51%), 민주당 지지율(40%), 이재명 지지율(36%)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

더 깊게 읽기.

삼성물산 ISDS, 메이슨에도 패소.

• 한국 정부가 438억 원을 물어줘야 한다. 2억 달러를 요구했는데 3200만 달러로 줄었다. 여기에 지연 이자가 5% 복리 이자로 붙는다.
• 메이슨캐피탈은 삼성물산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불리하게 책정돼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 같은 사건을 ISDS(투자자-국가 소송제)에 가져간 엘리엇매니지먼트는 5358만 달러를 배상 받게 됐다. 역시 지연 이자는 별도다.

20대 부담 어쩌나.

• 어렵게 끌어낸 연금 개혁이지만 젊을수록 부담이 더 크다. 올해 50세와 20세를 비교하면 20세가 40년 동안 보험료를 4136만 원을 더 내는데 연금액은 5190만 원 더 적다.
• 수익비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67배면 민간 금융상품보다 훨씬 높다. 출산 크레디트와 군 복무 크레티드 부여 시기를 사유 발생 시점으로 하느냐 수급 시점으로 하느냐도 쟁점이다.
• 김용하(순천향대 교수)는 “보험료율을 하루 빨리 높여야 중장년층이 돈을 더 많이 내고 은퇴할 것이고 이 혜택이 청년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청년 세대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동훈‧안철수‧유승민은 그동안 뭐했나.

• 젊은 세대 부담이 더 큰 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고 그게 연금 개혁의 본질이다. 애초에 수익비가 지나치게 높게 설계됐고 지속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루 885억 원씩 연금 부채가 늘어나는 중이다.
• 그래서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이 “청년 세대에 독박 씌우는 연금 개혁”이라고 한 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거부권 행사 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 건 무책임하다.
• 유승민(전 새누리당 의원)은 “모수 개혁은 땜질하기로 담합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는 “거부권 행사 후 자동조정장치 등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청년층의 우려를 불식할 방안을 국회 연금특위에서 하루빨리 찾는 것이 순리”라면서 “뒤늦게 모수 개혁에 대한 청년층의 반발에 올라타려는 행태는 무책임한 표심 잡기”라고 지적했다.
•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불신을 부추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연금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국회 특위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르게 읽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물귀신 프레임.

• “둘 다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건 윤석열과 이재명을 동급으로 놓고 윤석열이 파면이면 이재명도 물러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중앙일보는 대놓고 “윤석열‧이재명 승복이 대한민국을 살린다”는 강원택(서울대 교수)의 글을 1면 머리기사로 내걸기도 했다.
• 윤석열은 파면이면 그걸로 아웃이지만 이재명은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에는 출마 자격이 있다.
• 윤석열이 승복 선언을 하지 않는 것과 이재명이 대법원 선고까지 가보겠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재명도 대법원 선고까지 나면 승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애초에 2년이나 앞당긴 건 당연히 윤석열의 책임이다.
• 윤석열 탄핵이 기각돼도 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면 또 다르다. 국민 58%가 탄핵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설령 윤석열이 복귀해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 이 와중에 개헌하자는 이야기도 계속 나온다. 이하경(중앙일보 대기자)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개헌을 거부하는 것은 모든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탐욕일 뿐”이라면서 “고통 받는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자”고 제안했는데 뜬금없다.

윤석열이 승복을 말하지 않는 이유.

• 권태호(한겨레 논설실장)는 “끝까지 ‘나라야 어찌되든 말든’이 윤석열의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했다.
• “파면이 결정되더라도, 지지층들이 거세게 항의해야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연장되고, 무엇보다 대선 경선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애초에 ‘승복’ 여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파면 선고가 나는 직후 대통령으로서 예우와 경호가 박탈되고 관저에서 나와야 한다. 계속 버티면 불법점거에 2차 내란이 된다.

유상증자 폭탄, 어떻게 볼까.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6조 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폭락했다.
•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 영업이익 1.7조 원의 두 배가 넘는다. 해외 생산 시설 구축과 지분 투자 등에 쓰겠다고 했지만 당장 지분 가치가 15% 희석될 판이니 주가가 빠지는 건 당연하다.
• 진짜 문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한화오션 지분 7.3%를 사는 데 1.3조 원을 썼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 경영권 강화 목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 정남구(한겨레 선임기자)는 “‘국장’ 투자자들은 그동안 하도 ‘유상증자를 많이 당해’ 뒤통수가 다들 시퍼렇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은 “문제는 성의”라고 지적했다. 현금 흐름도 안정적이고 차입 여력도 충분하다면 굳이 유상증자가 아니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유상증자는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차 전지 대표주, 금양의 몰락.

• 한때 시가총액 9조 원이 넘던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 손실이 560억 원에 이르고 그나마 회계법인이 ‘의견 거절’로 판정했다.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 이미 2022년 감사보고서는 ‘비적정 감사’ 의견을 받았고 2023년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 의견을 받았다. 일단 거래 정지됐고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6342억 원 많다. 지난해 4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그림이 이상하다는 분이 있었는데요. 40%에서 43%로 오르는 게 아니고 원래 2026년까지 40%로 낮아지는 구조였고 지금은 42.5%입니다. 그래서 별로 안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죠.
• 이해하기 쉽게 좀 더 정확하게 그려봤습니다. 회색 선이 현행 시스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