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날.

• 오늘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온다.
• 중앙일보는 “위대한 승복”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 머리기사로 끌어올렸다. “헌재의 결론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반드시 그 결론이 완전 무결해서가 아니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합의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신문 1면.

• 경향신문: “오늘, 헌법이 다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다.”
• 국민일보: “윤석열 운명의 날 밝았다… 남은 건 통합과 치유.”
• 동아일보: “계엄 넉 달 만에, 오늘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 선고.”
• 서울신문: “대한민국 운명의 날.”
• 세계일보: “오늘 분열의 마침표 찍자.”
• 조선일보: “오늘 헌정 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
• 중앙일보: “위대한 승복.”
• 한겨레: “윤석열 심판의날, 헌재는 응답하라.”
• 한국일보: “오늘 법치 회복의 날, ‘심판의 문이 열린다.”
• 대부분 신문이 탄핵 인용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조선일보 제목이 드라이한 게 눈길을 끈다.

오늘 오전 11시.

•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가 “이 사건 탄핵소추안 가결 절차의 흠결부터 살펴보겠다”고 선고 이유부터 읽기 시작하면 전원 일치일 가능성이 크다.
• 의견이 엇갈릴 때는 주문부터 읽는 게 원칙이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 다만 의무 규정은 아니다. 전원 일치 여부와 관계 없이 설명부터 할 가능성도 있다.

쟁점과 현안.

8:0 또는 7:1 가능성.

• 인용 확률이 100%다. 기각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 마은혁(헌재 재판관 후보자)이 임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5:3은 위헌이 될 수 있어 경우의 수에서 빠진다.
• 기각이 되려면 마은혁 변수와 무관하게 4:4가 돼야 하는데 재판관 성향을 보면 역시 가능성은 거의 없다.
• 결국 6:2와 7:1, 8:0 세 가지 경우의 수밖에 없는데 모두 인용이다.
• “1명이든 2명이든 기각 의견이 나오면 분열과 대립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은 출석 안 한다.

• “질서 유지와 경호 문제를 고려했다”고 한다.
• 윤석열 하야설이 돌기도 했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 전직 대통령은 연금과 경호·경비, 사무실, 병원 치료, 비서관 3명과 기사 1명 등을 지원받는데 파면된 대통령은 경호·경비외에 모든 예우가 사라진다.

관저는 언제 비우나.

• 파면이 확정되면 관저를 비워야 한다.
• 박근혜는 자택 시설 보수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선고 이틀 뒤에 청와대를 떠났다.
• 윤건영(민주당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 “김성훈·이광우 라인이 파면은 말도 못 꺼내게 해, 경호관들이 답답해한다. 인용될 게 뻔해 경호 조처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걸 전혀 안 하고 오로지 ‘기각이야’ ‘돌아올 거야’ 이런 식으로 군기만 잡고 있다.”

보도자료도 안 낸다.

• 사전 유출을 우려해서다.
• 오전 9시30분에 마지막 평의가 잡혀 있다.
• 10시40분쯤 결정문을 출력한다.

관세 폭탄에 주가와 달러 폭락.

• 한국 주식시장은 낙폭이 크지 않았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이 한꺼번에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 미국 시간으로 3일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84%와 5.97% 급락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장세다.
•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한미FTA 무력화 수준.

•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겠다는 26% 상호관세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 가운데 가장 높다.
• 중앙일보는 “트럼프발 자유무역의 종언”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한미FTA를 백지화했다는 평가다.
• 석병훈(이화여대 교수)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한미FTA 재협상이고 한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려고 상호관세를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에 46% 관세 어쩌나.

•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폰은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만든다.
• 중국과 인도는 각각 54%와 27%를 맞았다. 한국의 주요 해외 생산 기지가 모두 관세 폭탄을 맞았다.
•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 자동차가 184만 대인데 미국에서 만든 건 67만 대뿐이다. 102만 대를 한국에서 만들어서 수출했고 15만 대는 멕시코에서 만들어서 들여갔다.
• 미국의 포드와 혼다가 미국 판매량의 79%와 65%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윤석열의 계산된 침묵.

• 끝내 승복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강성 지지층을 앞장세워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 채진원(경희대 교수)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 표명이 담겼다”면서 “파면 이후 자신을 지켜줄 여당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상목도 탄핵 간다.

• 민주당이 어제 최상목(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했다. 72시간 안에 표결을 하게 된다.
• 내일 윤석열 파면 이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 마은혁(헌재 재판관) 임명을 미룬 건 명백한 위헌이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상목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쟁점과 현안.

키워드는 ‘승복’.

• ‘승복’을 키워드로 잡은 신문이 많다.
• 국민일보: 내전 수준 분열에도 승복 회피하는 윤석열과 이재명.
• 서울신문: 법치의 명령 앞 승복만이 남았다.
• 세계일보: 격해진 승복 공방… 윤석열과 이재명은 침묵.
• 동아일보: 광장의 불복 부추기는 정치권.
•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탄핵 인용에 무게를 실었다. 한겨레는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임박한 정의’… 시민들 “이 불안, 끝이 보인다.”
• 한국일보: 국민 다수 납득할 결론, 헌재가 답하라.
• 한겨레: 탄핵 심판 전 재보선, 민심은 야권 택했다.
• 중앙일보는 개헌이 키워드다.
• 중앙일보: 이젠 개헌이다.
•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가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다. “마음의 병, 편견을 깨자”는 기사가 1면 하단에 배치된 것도 눈길을 끈다.

엉터리 비율.

• 나라마다 미국의 무역 적자를 미국의 수입액으로 나눠서 그걸 대미 관세라고 보고 여기에 비례해서 관세를 산출했다.
•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게 655억 달러, 한국에서 수입이 1315억 달러니까, 대략 50%가 된다. 이게 실질적으로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니까, 우리는 그 절반인 25%만 받겠다, 이게 미국의 주장이다.
• 실제로 한국의 대미 관세는 0.79% 정도다.
• 국제금융센터는 “의문스러운 방식으로 수치를 산출한 건 부담스러운 세율을 책정해 향후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기 위한 전략이거나 실제로 무역 적자를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최병일(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원장)은 “근거를 따져 물으면서 패키지 딜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5%냐, 26%냐.

• 트럼프가 들고 있던 팻말에는 한국 관세가 25%였는데 백악관 발표는 26%였다.
• 정부 관계자는 “가동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통해 정확한 관세율을 문의했고, 미국으로부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십 공백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더 깊게 읽기.

미국의 몰락이 시작된다.

• 뉴욕타임스의 경고다.
• 미국은 75년 이상 무역과 신뢰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미국은 가장 부유한 나라였고 유일한 금융 강국이었다.
•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됐던 건 강압이 아니라 협력과 동의가 있었고 안정성과 신뢰가 확보됐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이제 협박과 파워가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 공통의 이해관계도 무너졌다.
•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 같은 새로운 황금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술이 끝났고 환자가 살았다”고 말했지만 피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뒤통수 맞았다.

•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 중국은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 스콧 베센트(미국 재무장관)는 “보복 조치를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기업들도 충격.

• 가구 소매업체인 레스토레이션은 베트남과 중국에서 35%와 23%를 만든다. 어제 발표 직후 한때 주가가 44% 폭락했다.
• 나이키와 애플, 엔비디아 주가도 흘러내렸다. 1000달러짜리 아이폰 가격이 1300달러로 뛰어오를 상황이다.
• 패닉 투매가 쏟아지면서 매그니피센트 7이 모두 폭락했다. 하락 폭은 엔비디아 7.81%, 마이크로소프트 2.36%, 알파벳(구글) 4.02%, 테슬라 5.47%, 아마존 8.98%, 메타(페이스북) 8.96%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갑작스러운 도박.

• 악시오스는 “화상의 위험을 알면서도 뜨거운 난로를 만졌다”고 평가했다.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뉴욕시립대 교수)은 “완전히 미친 것 같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고 복종하게 만들려는 지배력 과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상 카드일 수도 있다.

• 백악관은 “이번 조처는 무역적자와 비상호적 대우가 해소 또는 완화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계속 유지된다”고 밝혔다.
• 보복 조치를 하면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 다만 무역 구조를 개선하면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르게 읽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모두 유죄 확정.

•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주가조작에 뒷돈을 댄 손아무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 손아무개와 김건희가 비슷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김건희도 재판에 넘겨지면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김건희 명의의 계좌 6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됐고 실제로 주포의 지시에 따라 김건희가 매도 주문을 낸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지만 김건희 특검법이 네 차례나 발의됐다가 폐기된 바 있다.

장제원 방지법을 만들자.

• 성폭행 피의자가 자살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난다.
• 네덜란드는 달랐다. 2014년 팔켄뷔르흐 호텔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피의자 24명 가운데 2명이 자살했는데 “피해자의 권리가 용의자의 생사 여부보다 중요하다”고 발표하고 수사를 계속 이어갔다.
• 권김현영(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피의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하는 관행을 변화시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죽음을 선택하는 피의자도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법과 대안.

‘서울런’을 ‘전국런’으로.

• ‘서울런(learn)’은 서울시가 만든 온라인 과외 서비스다.
• 취약계층 6~24세 학생에게 온라인 강의와 멘토링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3만3466명까지 늘었다.
• 충청북도와 강원도 평창군 등이 ‘서울런’을 도입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다른 지방 정부 요청도 많다고 한다.

노인들만 남은 마을, 산불 대피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 첫째, 민관군에서 ‘민’이 없다고 봐야 한다. ‘관’도 부실하다. 정재훈(서울여대 교수)은 “재난 대응 예비군을 만들어 ‘민’의 역할을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둘째,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 택배 주문하듯 현장의 수요를 빠르게 따라 잡아야 한다.
• 셋째, 소방대원들에게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해야 한다.
• 넷째, 지역 재건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보상금이 아니라 집을 주고 제대로 된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의 TMI.

탄핵 심판 방청 경쟁률 4818 대 1.

• 20명 추첨하는데 9만6370명이 신청했다.
• 박근혜 선고 때 경쟁률은 796 대 1이었다.

“끼어들어 미안.”

• 가족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배경으로 찍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였다.
• 오바마가 직접 등판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길 바란다”면서 “끼어들어 미안하다(My bad for stepping into the shot)”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조중동 아니고 조한중동.

• 한국경제신문 매출이 조선일보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아직 매일경제신문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지만 조중동 또는 조동중 구도가 깨진 것은 분명하다.
• 조중동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965억 원과 2822억 원, 2716억 원이다. 한국경제신문은 2023년 2428억 원에서 지난해 2846억 원으로 늘었다.
•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각각 767억 원과 755억 원, 738억 원이다.

4대 금융지주 순이익 4.8조 원.

• 13% 늘었다. KB금융지주가 1조5914억 원, 신한금융지주가 1조4211억 원, 하나금융지주가 1조182억 원, 우리금융지주가 7488억 원 순이다.
• 예대금리차가 커서 이익이 급증했다.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2% 후반까지 내려 앉았는데 대출 금리는 여전히 4%대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한국 정치의 암흑기.

• “부자 감세와 불평등 심화 등 신자유주의가 부활했고, 극우가 살아났고, 냉전으로 회귀했고, 민주주의는 퇴행했다. 독재를 막기위한 법과 제도적 장치들은 ‘법기술자’ 윤석열에 의해 철저히 무너졌다. 권력을 견제해야할 모든 국가기관은 망가졌고, 정치·법조·관료·언론 등 기득권 카르텔은 더 공고해졌다. 오랫동안 일궈온 한국의 민주주의가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뒷걸음친 것이다.”
• 이충재(전 한국일보 주필)는 “윤석열은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파면은 시작일 뿐이다.

• 한국의 민주주의는 우리가 믿었던 것보다 훨씬 더 취약했다.
• 박영환(경향신문 정치 에디터)은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첫째, 내란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
• 둘째, 명태균 게이트 진상 규명도 해야 한다. 윤석열+김건희 특검으로 풀어야 한다.
• 셋째,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도 필요하다.
• 넷째, 검찰 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회 대개혁으로 가자.

• “내란의 뿌리가 상층 엘리트의 문화적 지체에 있음을 기억하자. 사회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가 백가쟁명의 원심력으로 휘발되지 않고 질서있는 선택과 집중의 구심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하자.”
• 김종철(연세대 교수)은 “탄핵을 넘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딛고 주권자 국민인 주도하는 사회 대개혁의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피드백.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 차 81%를 한국에서 만든다”였습니다. 바로잡습니다.

• 이런 독자 의견도 있었습니다.
• “가장 빠른 뉴스 슬로우레터 잘 읽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강렬하게 건의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마침표를 찍지 않아도 될 곳에 마침표를 찍는 이유가 있을까요? 맞춤법 성애자(?)의 눈에는 너무나 거슬려서 이것 때문에 구독을 취소해야 하나 늘 고민하곤 했습니다.”
• 문장마다 마침표를 찍는 게 오랜 습관이 돼서 그렇습니다. 저희 편집장도 계속 불만이지만 슬로우레터의 포맷으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