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 검은 월요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5.57%포인트와 5.25%포인트 폭락했다. 어제 하루 사라진 시가총액이 131조 원에 육박한다.
• 한국 주식시장 상장 종목 2757개 가운데 36%인 994개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169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이 1조7612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떠받쳤다.
• 퍼펙트 스톰(복합위기) 상황이란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 아시아 주식시장이 동반 폭락했다. 홍콩 항셍 지수가 12.47%,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7.83% 떨어졌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9.70%, 중국 상하이 지수도 7.34% 떨어졌다.
• 연초 대비 주가로 보면 한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충격을 겪은 뒤라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다. 

환율도 급등했다.

•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관세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있다.
• 원-달러 환율이 1467.8원을 찍었다.
• 원-엔 환율도 장중 한때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쟁점과 현안.

“54% 받고 50% 더.”

• 트럼프가 중국에 20%+34%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이틀 뒤 34% 보복 관세로 맞섰다. 그리고 나흘 뒤 트럼프가 다시 중국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 중국의 관세 인상 D데이는 4월10일이다. 트럼프는 8일까지 철회하라고 시한을 주고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2차 보복 관세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 “1조 달러의 대중 무역 적자가 있다, 반드시 해결하고 싶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트럼프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

• 보란 듯이 골프 샷 사진을 올리면서 비판 여론을 일축했다.
• “뭔가를 고치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돼지 저금통이었지만 이제 유리한 카드를 쥐게 됐다”고 말했다.
•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구원투수로 나설 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제롬 파월(연준 의장)도 발을 빼고 있다. “통화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강경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둘째, 트럼프가 어느 정도 유예 기간을 둘 가능성도 있다.
• 트럼프는 채찍과 당근, 관세와 감세로 미국 경제를 살린다는 구상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관세는 이미 액션에 들어갔고 감세는 의회 절차가 필요해 1년 이상 걸린다. 관세도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유예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T의 공포와 R의 공포.

• T는 관세(tariff), R은 경기침체(Recession)를 말한다.
• 트럼프가 고집을 꺾지 않으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2%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19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황 수준의 충격이 확산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 100년 전과 닮아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1929~1933년 미국의GDP는 29% 줄었다. 실업률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트럼프가 만드는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아니라 MCGA(Make China Great Again)라는 말도 나온다.
•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고립주의적 행보가 중국에 아시아 지도 재편과 글로벌 무역 주도권 장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종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 제조업을 강화했고 위안화 국제결제망도 구축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신뢰를 잃는 동안, 중국은 ‘글로벌 남부’에서 새로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이 물러나면 기후변화 이슈도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을 늘리면 대만을 방어할 유인도 줄어들게 된다. 이래저래 미국의 무모한 충돌이 중국에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바닥이 아직 안 보이는 상황이다.

•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바닥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 2400이면 12개월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는 8.4배, PBR(주가자산비율)는 0.8배, 이미 경험적 하단을 찍고 있다.
• 금융위기 때는 0.79배, 코로나 팬데믹 때는 0.63배까지 떨어졌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21대 대선은 6월3일로 확정.

• 5월4일이 공직 사퇴 시한이다. 5월10일 후보 등록을 시작하고 5월12일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 재외 투표는 5월20일부터 5월25일까지, 사전 투표는 5월29일부터 5월30일까지다.
• 선거는 6월3일, 곧바로 6월4일 취임한다.

김건희 공천 개입 조사한다.

•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 2022년 5월9일 취임 하루 전 윤석열이 명태균에게 전화해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뒤 김건희가 다시 걸어 “(윤석열이) 그냥 밀으라고 했어요”라고 한 사실이 녹음 파일로 남아있다.
• 대선 전에 윤석열 부부 조사를 마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더 깊게 읽기.

“개헌보다는 내란 종식이 먼저.”

•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개헌론을 일축했다.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과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바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국민의힘이 받지 않을 걸 계산에 둔 발언일 수도 있다.
• 김동연(경기도지사)은 “대선 후보가 공약하고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계적으로 가자는 제안이다. 분권형 4년 중임제 등 공감대가 큰 사안을 먼저 처리하고 더 필요한 부분은 대선 공약에 담자는 이야기다.

개헌이라는 유령.

• 일단 6월3일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민주당이 반대하는 개헌도 불가능하다. 당장 국민의힘이 개헌론을 띄우는 건 윤석열을 지우고 프레임을 바꾸려는 꼼수일 가능성이 크다.
•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라는 지적은 많지만 4년 중임제로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 의원내각제로 가려면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병행해야 하는데 여러 차례 총선을 치르면서도 답을 찾지 못한 문제다.
• 지금 안 되면 1년 뒤에도 어렵겠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1년 뒤에도 어려울 개헌이 대선을 앞두고 시간에 쫓기면서 가능할까.

국민의힘은 개헌 말할 자격 없다.

• “헌법을 보호하지 못한 정당, 헌법 위반자를 옹호하는 정당이 헌법을 고치겠다고 큰소리치는 건 언어도단이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정치 세력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헌법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권력자가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 윤석열과 관계를 정리하고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먼저라는 이야기다.
• 신문마다 입장이 모두 다르다.
•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견제도 균형도 대화도 타협도 실종된 채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지금의 정치 체제를 5년 더 연장한들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이재명이 눈앞에 다가온 선거 승리에 개헌론이 장애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고려를 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기우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개헌이 내란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 김민아(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졸속 개헌은 주권자인 시민을 소외시키고 권력 상층부의 짬짜미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박명림(연세대 교수)은 “나라와 삶을 동시에 바꾸기 위한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로서 헌법을 개혁해야 하는 과업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헌 찬성하면 ‘수박’.”

•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 개헌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가 많아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한다는 의원들도 있다.
• 경향신문은 “평소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던 의원들은 반대파 기세에 눌려 의견 개진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르게 읽기.

이재명도 개헌 논의에 참여할 거라고 보는 이유.

• 김윤철(경희대 교수)은 “개헌의 진짜 의미는 사회적 약속의 복원”이라고 강조했다.“내란 세력 청산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으면 적을 계속 적으로 두고 적대감을 키워 정치를 끊임없이 과거에 매몰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내란 세력 청산은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현재의 개선과 미래의 만남을 의미하는 새로운 과업의 이름을 가져야 한다. 그 가장 유력한 이름이 바로 개헌이다.”
• 그러려면 당연히 4년 중임제 수준을 넘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시민의 참여와 결정을 보장하고 구현하는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

0.73%와 5.4%.

• 0.73%포인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의 득표율 차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됐다.
• 5.4%포인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역구 득표율 차이다. 지역구 254석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60석(63.0%)과 91석(35.8%)씩 나눠가졌다.
• 황정미(세계일보 편집인)는 “1표라도 더 얻는 승자가 권력을 독식하는 시스템을 고쳐야 거대 양당의 적대 정치를 누러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선거구제를 바꾸거나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선거법부터 손보는 것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출마 못한다.

• 윤석열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가 뜨고 있다.
• 안타깝지만 윤석열은 출마 자격이 안 된다. 중임이 안 되는 데다 파면된 공무원은 5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 없다.
• 전한길(역사 강사)은 “윤석열 출마가 아니라 윤석열의 정치적인 모든 것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배워야 한다.

• 트럼프가 가장 먼저 공격한 나라가 멕시코였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멕시코 대통령)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불법 이민과 펜타닐 밀수를 차단하겠다고 약속했고 숫자로 입증했다. 트럼프는 결국 25% 관세를 철회했다.
• 송기호(변호사)는 “한국도 원칙을 지키면서 트럼프의 요구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0개월 미만 소고기나 유전자 조작 감자 수입 등 개별적인 통상 사안을 양보하는 걸로는 안 된다. “한미 FTA의 틀 안에서 해결한다는 기본 원칙을 미국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업급여 두 달 연속 1조 원 넘게 나갔다.

• 늘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 3월 실업급여 수급자는 69만 명,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많았다.
• 건설 업종의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가 75만 명, 20개월 연속 줄고 있다.
• KDI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직자 3명에 일자리는 1개.

•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 배수가 0.32를 기록했다.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3배 많다는 의미다.
• 3월 기준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 올해 1분기를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구직자는 3.7만 명 늘었는데 구인은 7.2만 명 줄었다.

해법과 대안.

소득 대체율 43%의 착각.

• 2024년 3월 기준 국민연금 전체 신규 수급자 가운데 평균 가입기간은 237개월로 20년이 채 안 된다. 소득 대체율이 43%라는 건 480개월을 납부해야 40년 평균 소득의 43%를 받는다는 의미다. 가입 기간이 20년 안팎이면 실제 생애 소득 대비 대체율은 20% 수준에 그친다.
• 국민연금 보장성을 높이려면 소득대체율을 올릴 수도 있지만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방법도 있다. 출산 크레디트와 실업 크레디트, 군 복무 크레디트 등을 확대하고 여기에 국고를 투입해야 한다는 게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대표)의 제안이다.
• “국민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발생한 가입 단절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가 전액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오건호는 “출산은 24개월까지 군 복무는 18개월까지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 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어차피 역진적인 국민연금 구조에서는 보험료를 찔끔 올리는 것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 재정 안정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연금 사각 지대를 보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피드백.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OECD 정부 신뢰도 조사 그래프가 잘못돼서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