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윤석열 최후진술.

• 한겨레는 사설에서 “승복을 약속해야 한다”면서 “그게 대통령으로서 역사와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강조했다.
• 중앙일보도 “반국가 세력 등의 표현으로 견해가 다른 이들을 몰아세우고 극렬 지지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내며 분열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윤석열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혼란상에 대해 국민을 향해 진솔한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한다”는 조언이다.
•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사과와 승복의 메시지를 직접 밝힐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설에서는 “지지자들에게도 절제를 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과를 해야 국민의힘이 산다.

•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과조차 공공연하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승복과 함께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중도층을 포섭할 출구 전략을 짤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 국민의힘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석열이 끝까지 계엄이 정당했다고 주장하거나 복귀 계획을 언급하는 경우다.

쟁점과 현안.

“네 명이 한 명씩 들고 나오라할 때 마음이 닫혔다.”

•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가 검찰 조사에서 한 말이다. 이진우는 정작 탄핵 심판에 출석해서는 입을 닫았다. 다음은 이진우의 진술 가운데 중요한 대목이다.
• “체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입밖으로 되풀이한 건 제정신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 “대통령이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른 건 기억난다. 문을 부수란 이야기도 기억나고 총이라는 단어도 기억난다. 총으로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기억 안 난다. 어? 어? 이러면서 악을 썼다.”

“대통령이 뭘 노린 거죠?” “몰라.”

• 12월3일 수도방위사령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 김창학(육군 수방사 군사경찰단장)과 박성일(육군 2군단 군사경찰단장)의 통화다.
• 박성일: “이건 뭐 지옥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막 떼로 이렇게 갑작스럽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
• 김창학: “글쎄다.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뭐. 우리는 역사의 흐름 속에 있는 것 같다. 어떤 흐름인지는 나중에 평가할 거고.”
• 박성일: “그러면 뭐 다 때려막겠죠, 우리는.”

철수 명령 없었다.

•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 마자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불러 철수를 지시했다”는 게 윤석열의 주장이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은 말이 또 다르다. “철수 건의를 드리고 대통령이 승인해서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 그런데 정작 두 사람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이 없다.
• 곽종근(당시 특수전사령관)은 지시를 받기 전에 철수했다. 김용현이 “알았다”면서도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텐데” 했다고 진술했다.
• 수도방위사령부도 마찬가지다. 조성현(수방사 경비단장)이 “특전사가 철수하니 우리도 철수하겠다”고 보고했고 이진우(당시 수방사령관)가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윤석열과 김용현, 박안수.

• “셋만 있을 테니 나가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뒤 윤석열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넘어왔다. 박안수(당시 계엄사령관)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진술했다.
• “적막이 감돌았다. 대통령이 화가 나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통령은 두꺼운 법령집을 넘긴 기억이 난다. 장관님은 약간 웅크리고 계셔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 때문에 네 군생활이 잘못될 수도 있겠다.”

• 비상계엄 3일 전, 윤석열과 여인형이 한남동 공관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날은 여인형이 휴가였다고 주장한 날이다.
• 여인형과 윤석열은 여러 차례 만났다. 여인형의 수행부관의 진술에 따르면 어느날은 여인형이 “내가 대통령 들이받았다, 난 충심에서 말했다”고 하더니 다음날 “내가 무슨 말을 했냐”고 했다고 한다.
•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이야기해서 “무릎꿇고 말렸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 여인형이 나중에 이 부관에게는 “미안하다. 나 때문에 네의 군생활이 잘못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더 깊게 읽기.

독일은 중도보수가 집권.

• 기독민주연합(CDU)‧기독사회연합(CSU) 연합이 208석을 확보해 다수당이 됐다.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은 120석을 얻어 3위로 밀려났다. 역사적 참패라는 평가다.
• 프리드리히 메르츠(기독민주연합 대표)는 시장자유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억만 장자에 직접 개인 전용기를 몬다.
•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52석을 얻은 것도 충격이다. 국경 폐쇄와 난민 협정 거부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 “트럼프 닮은 꼴”이라는 평가도 많은데 실제로 트럼프가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는 환영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44%로 합의하나.

• 보험료율 인상은 합의가 됐고 소득 대체율 1%포인트가 관건인데 이견을 좁힌 상태다.
• 1998년 이후 27년 만에 더 내고 더 받기 개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 국민연금 재정은 하루 885억 원의 부채를 쌓아나가고 있다.
•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막판 쟁점이다.

다르게 읽기.

상속세 개편하면 55만 가구가 면세.

• 홍정훈(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상속세 면세 대상을 시가 10억 원 이하에서 18억 원 이하로 높이는 방안을 밀고 있다. (일괄 공제와 배우자 공제를 각각 5억 원에서 8억 원과 10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 이 경우 상속세 대상이 한국 전체 아파트의 6.8%에서 1.9%로 줄어들게 된다. 성남 분당구가 6만 가구,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가 4.5만 가구와 3.5만 가구 등 강남 인근에 집중돼 있다.
• 한겨레는 “공교롭게도 이 아파트들이 있는 지역이 지난 대선 때 이재명이 열세를 보인 지역과 겹친다”고 분석했다.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위원장)는 “전형적인 부자감세인데 중산층 감세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속세 공제, 20억 원으로 올리려 했다.”

• 이재명은 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삼프로TV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 “가족 초상을 치르고 슬픈데 상속세를 못 내서 살던 집을 팔고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건 잔인하다.”
• 최고 세율 인하는 반대했다. “세수도 부족한데 그걸 꼭 깎아줘야 하느냐”고 했다.

윤석열이 가고 공매도가 왔다.

• 17개월만에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다음달 31일부터다.
• 공매도 금지는 총선 전략이었는데 선진국 지수 편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주가의 거품을 제거해 적정 가격을 유도하는 순기능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 금융위원회는 한시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기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법과 대안.

경력이냐 출산이냐.

• 아이를 낳은 첫해 여성의 취업 확률이 26.7% 낮아진다. 취업 확률은 9~10년차 -42.8%까지 계속 낮아진다.
• 홍희경(서울신문 논설위원)은 “한국 여성들은 경력이냐 출산이냐의 제로섬 게임에서 한쪽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응전했다”고 평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이 엇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제로섬 게임 속에 여성의 선택권을 방관한 사회,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알루미늄캔 수거율은 96%, 재활용률은 37%.

• 캔 안에 음료수가 엉겨붙어 있거나 담배꽁초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외국산 폐캔을 많이 쓴다.
• 알루미늄캔의 재활용 주기는 60일,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이지만 한국일보가 찾은 재활용 센터는 외국산 스크랩 비율이 90%나 됐다.
• 한국에서 수거한 폐캔 스크랩은 단가를 낮춰 해외로 수출한다. 폐캔 수출 단가는 1kg에 1.6달러, 수입 단가는 2달러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이야기다.

184개 초등학교 신입생 0명.

• 지난해 33곳의 초등학교가 폐교했다. 올해도 49곳이 문을 닫는다.
• 1980년 566만 명이던 초등학교 학생수가 지난해 250만 명까지 줄었다.

오늘의 TMI.

1년에 세금 1조 원 내는 효자 공항.

• 인천국제공항에 들어간 정부 예산은 3.3조 원이다. 4단계 공사까지 18조 원을 썼는데 나머지 14.7조 원은 공항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 가덕도 신공항은 15조 원 비용을 대부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 공항 사용료는 간사이공항의 절반밖에 안 된다.
• 인천공항은 계절풍을 감안해 여름에는 남쪽으로 이륙하고 겨울에는 북쪽으로 이륙한다. 보조활주로가 따로 필요없다.

29억 원어치 기차표 취소.

• 코레일이 고소한 5명의 합계다. 카드 실적을 쌓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 5년 동안 승차권 4만9522장(29억3000만 원)을 산 뒤 4만8762장(29억800만 원)를 취소했다.
• 코레일은 다음달부터 1인당 구매 한도를 열차당 10석, 하루 20석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탄수화물은 억울하다.

• 1960년대 초반 한국인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139mg/dL이었다. 최근 검사에서는 190~200mg/dL 정도다.
• 1980년대 당뇨 유병률이 0.9% 정도였는데 지금은 16%로 늘었다. 고혈압도 1970년대 8~9% 수준에서 30%로 늘었다.
• 이의철(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부속의원 원장)은 “과거에는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먹었다”고 강조했다. 삶아먹거나 소금 좀 쳐서 먹는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튀기고 설탕을 넣어먹는다.
• 탄수화물이 문제가 아니라 튀기고 볶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탄수화물 대신 동물성 단백질을 먹으면 콜레스트롤 수치가 더 올라간다.
• ‘브레드(bread)’와 ‘페이스트리(pastry)’는 다르다. 딱딱하고 단맛이 안 느껴져야 브레드다. 한국은 식사용 빵은 드물고 디저트를 밥처럼 먹어서 문제다.
• 이의철은 쌀을 오히려 많이 먹되 이왕이면 현미가 좋다고 조언한다.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게 좋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강퇴’ 없으면 ‘똥밭’이 된다.

• 표현의 자유를 허용한다고 해서 아무데나 똥을 뿌리고 다니는 것까지 방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 네이버 댓글이나 극우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김낙호(드렉셀대 교수)는 “플랫폼의 자정 작용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본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건 옛말이고 수익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가 됐다.
• 회색이 많다고 해서 흑과 백이 없는 건 아니다. 길거리에 똥을 누면 안 되는 것처럼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고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하는 어뷰징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심각한 일탈을 ‘추방’하지 못한다면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자율적 자정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외부의 규제도 검토해야 한다.
• “다들 자유롭게 서로 먹고 마시고 다투고 협력하게 놔두되, 아무데나 똥을 싸지는 않게 하는 규제 정도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윤석열이 던진 연금 자동삭감장치.

• 주은선(경기대 교수)은 “이게 진지한 협의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가뜩이나 용돈 연금인데 이걸 깎겠다고? 그것도 앞으로는 법 개정도 필요없이 자동으로 줄어들게 만든다고?
• 윤석열 정부가 은근슬쩍 끼워넣은 자동조정장치는 그동안의 연금 개혁 논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15~20% 줄어들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 “자동삭감장치는 작아 보이지만 연금삭감 효과는 크고, 노후보장의 패러다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금 삭감이 일상화되면 국민연금의 역할은 줄어들고 노후 불안정과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일하는 시기에도 불안정하고, 노후소득인 국민연금 또한 가치를 유지할 수 없다면, 남는 것은 자기 보호와 탐욕의 철학뿐일 것이다.”

우리가 괴물을 키웠다.

• 김희원(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적대적 정치인과 혐오하는 시민이 서로를 잉태하고 키웠다”고 분석했다.
• 기성 제도와 엘리트집단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할 때 등장하는 게 포퓰리즘이다. 한국 사회는 포퓰리즘과 선을 긋지 못했고 파시즘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 김희원은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법, 다른 집단을 공동체 일원으로 환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용과 절제의 정치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고, 포용의 태도를 내면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박근혜 탄핵심판 결정문을 다시 읽어보자.

• “탄핵 제도는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의 지배 원리를 구현하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제도다.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하는 경우 상당한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국가 공동체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치러야 하는 민주주의의 비용이다.”
• 김민아(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원래 패배를 예감하는 이들이 소음을 낸다”면서 “소음이 아무리 요란해도 도도하게 흐르는 헌재의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초라한 안티 히어로.

• 비장한 반공 투사가 되고 싶어했지만 망상과 궤변을 넘어서지 못했다.
• “야당의 패악질”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가.
• 소프트 비상사태라서 소프트 계엄을 했다는 논리는 보수적 동정론자들도 돌아서게 만들었다.
• 이철희(동아일보 논설위원)는 “윤석열의 잡종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대국민 여론전은 탄핵 여론을 뒤집기엔 역부족이고 극단 세력의 사법부 겁박은 중도층의 이반을 불렀다. 직접 나선 법률전 역시 음모론적 망상과 구차한 회피라는 모순의 늪에 빠진 형국이다. 허상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다.”

피드백.

• 메일 발송 업체 문제로 오늘 좀 늦었습니다. 두 번 받아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