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각, 돌아온 한덕수.

• 헌법재판소가 한덕수(국무총리)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87일 만이다. “급한 일부터 추슬러 나가겠다”고 했지만 마은혁(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수 성향 재판관 3명의 다른 목소리.

• 재판관 8명 가운데 기각 의견이 5명, 인용 의견이 1명, 각하 의견이 2명이었다.
•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계선(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냈다. 헌법과 법률 위반이 인정되고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 보수 성향의 정형식(재판관)과 조한창(재판관)은 탄핵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고 그래서 심리할 필요도 없이 각하한다는 의견을 냈다.
• 보수 성향의 김복형(재판관)은 국회의 탄핵 사유 다섯 가지가 모두 문제없다고 보고 기각 의견을 냈다.
• 문형배(재판관)와 이미선(재판관), 김형두(재판관), 정정미(재판관) 등은 헌재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건 헌법 위반이지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쟁점과 현안.

한덕수가 특검을 추천했더라면.

•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한덕수가 특검을 추천해서 출범했다면 특검 주도로 수사가 진행됐을 것이고 법원이 구속 취소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수사권 논란도 해결됐을 것이다.
• 정계선이 의견을 냈듯이 한덕수가 검토할 시간은 열흘이면 충분했다. 일부러 뭉갠 것이다.

헌재의 포커 페이스.

• 한덕수 선고를 보면 윤석열 선고를 가늠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막상 결정문을 열어보니 힌트가 거의 없었다.
• 비상계엄에 공모하거나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과 관련,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게 전부다.
• 헌재가 의도적으로 윤석열 관련 쟁점을 비켜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10:0 콜드게임? 국민의힘의 설레발.

•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부터 시작해 이진숙(방통위원장)과 최재해(감사원장), 한덕수(국무총리)까지 9차례 기각됐으니 다음은 윤석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는 “좀 더 평의를 제대로 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과도 우리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장동혁(국민의힘 의원)은 “30번 탄핵에 9:0 완패. 이제 10:0 ‘콜드게임 선언’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 조선일보도 “문형배도 기각에 가세했다”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지만 한덕수 사건과 윤석열 사건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안다.

8명 중 3명이면 깨진다.

• 해석이 엇갈리지만 분명한 건 있다. 8명 가운데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이 3명 이상일 경우 기각된다. 마은혁(헌재 재판관 후보자) 한 명이 아쉬운 이유다.
•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건 재판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 여전히 8:0 만장일치로 인용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재판관들이 공수처 수사 자료를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거나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가 빠졌다는 등의 논리로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 차진아(고려대 교수)는 “한덕수 사건은 헌재가 한 차례 변론 기일을 열고 90분 만에 종결할 정도로 간단한 사건이었는데도 재판관 의견이 갈래갈래 나뉘었다”고 지적했다. 아직 탄핵 정족수가 모이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중앙일보가 만난 민주당 관계자는 “적어도 8:0 인용이 날 것이란 기대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라고 말했다.

4월로 넘어가나, 조선일보의 전망.

• 26일은 이재명 선고.
• 27일은 헌재 정기 선고일이다.
• 28일이 유력한데 이틀 연속 선고 기일을 잡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4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김대중(조선일보 칼럼니스트)의 칼럼 “숫자 많다고 이기는 것 아니냐”에서 조선일보의 멘탈리티를 읽을 수 있다. “좌파 야당 일변도로 이끌려 갈 수 없다는 일종의 사법적 균형 감각이 작동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동아일보는 분위기가 다르다. 사설에서 “사안이 중대하고 민감할수록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하는 게 정도”라며 “더 이상 선고를 미룰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성 산불, 안동까지 번졌다.

• 소방청이 국가 소방동원령을 추가 발령했다.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 의성 산불 진화율은 2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60% 수준이다. 8490ha가 산불 영향 구역이다. 축구장 1만1900개 면적이다.

명일동 싱크홀.

• 퇴근길 도로 한복판이 무너져 내렸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가로 18m 세로 20m에 이르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깊이는 30m 이상이다.
• 오토바이 한 대와 운전자 한 명이 추락했는데 25일 7시 기준으로 아직 구조하지 못한 상태다.
• 구조에 수십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 인근 지하철 공사와 관련 상수도관 파열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 깊게 읽기.

“그날 용산 합참에서 소름 돋는 일 있었다.”

• 방첩사령부 간부가 공수처에 출석해서 한 말이다. 비화폰 단체 메시지 방에 공유했다가 삭제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복구하면 이렇다.
• 윤석열이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소리쳤다.
• “국회의원부터 잡으라 했는데.”
• “국회에서 의결했어도 새벽에 비상계엄을 다시 선포하면 된다.”
• 김용현이 “인원이 너무 부족했다”고 하자 윤석열이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고성을 질렀다고 한다. 윤석열이 12월4일 새벽 1시16분 합참 지하의 결심 지원실에서 한 대화일 가능성이 크다.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윤석열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가 될 수 있다.
• 군인들이 얼마나 겁에 질려 있었는지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다. 이 간부는 메시지 유출이 두려워 단체 대화방을 삭제했다고 한다.
• 경향신문은 “이런 내란 수괴 탄핵 심판의 결론을 질질 끌어 사회 혼란을 키우는 것 자체가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의 베팅, 관세 장벽 넘나.

• 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까지 210억 달러를 미국 공장에 투자하기로 했다.
• 트럼프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번 투자는 관세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확실한 증거”라며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 “과거엔 미국에 진출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수많은 기업과 공장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백악관에서 나란히 사진도 찍었다.
• 현대차가 루이지애나에 짓는 제철소는 연간 270만 톤 이상 철강을 만들고 14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에서는 100만 대 이상 미국산 자동차를 만들게 된다.

다르게 읽기.

“민주당은 반성한 적이 없다.”

• 한덕수 탄핵 기각 이후 민주당 책임론도 나온다.
• 중도 성향의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무리한 탄핵으로 국정 공백과 정국 혼란을 일으키고도 민주당은 반성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의회 권력을 남용한 것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하지만 한덕수를 탄핵하지 않았으면 아직까지 헌재는 6명만 남아서 심리 개시조차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헌재 역시 국회의 탄핵 의결 자체는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한덕수 탄핵은 불가피했다는 반론도 많다.
• 동아일보가 만난 민주당 관계자는 “한덕수가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매우 완고했다”면서 “윤석열 탄핵 심판 절차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탄핵을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삼부 내일 체크하고”, 안 잡나 못 잡나.

• 이복현(금융감독원장)이 “일부 이해관계자가 100억 원 이상 이익을 실현했다”고 말한 뒤 며칠이 지났는데 진척이 없다.
• 금감원은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진척이 없으면 검찰로 넘겨야 한다.
• 삼부토건 시가총액은 2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늘었다. 100억 원 이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 고현곤(중앙일보 편집인)은 “무슨 영문인지 이 정부 들어 주가조작에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다”면서 “공매도를 금지하고 금융투자소득세를 철회하면서 작전 세력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제의 비싼 수업료.

• 오세훈(서울시장)의 패착이었다. 어설프게 해제했다가 가격이 급등하니 34일 만에 다시 지정했는데 시장에 매우 안 좋은 시그널이다.
• 첫째, 풍선 효과가 서울 전역으로 퍼질 수도 있다.
• 둘째, 서울중심론이 심화되면 지방 미분양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
• 셋째, 규제의 역설에 빠질 수도 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 채상욱(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은 “부동산을 정치로 보지 말고 시장 그 자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한국과 비슷해져야 한다.”

• 엘브리지 콜비(미국 국방부 차관 후보)의 말이다. 한국처럼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인데 더 나아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콜비는 미국의 힘을 유럽·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겨 중국 견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우선순위론(prioritizers)을 강조한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개입자제론(restrainers)이나 전통적 패권론자(primacists)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맞춰 북한이 남침할 경우 한국 홀로 버텨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주한 미군 철수와 한국의 핵무장 용인 등도 거론된다.
• 이철희(동아일보 논설위원)는 “친절한 리더 국가는 사라지고 난폭한 패권 국가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을 제대로 읽고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 보내느라 달걀 값 올랐다.

• 24일 기준으로 특란 30구 도매 가격이 5193원이다. 한 달 만에 11.4% 올랐다.
• 첫째, 달걀 소비가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대형 마트 달걀 매출과 판매량이 각각 7.4%와 5.4% 늘었다.
• 둘째, 미국 수출도 늘었다. 컨테이너 1대에 33만 개씩 실어 미국으로 보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월 최대 250만 개로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조류 인플루엔자가 덮친 미국은 A등급 달걀 12개에 10달러가 넘는 곳도 있다. 미국이 월 1억 개씩 달걀을 수입하면서 세계적으로 에그플레이션이 퍼지고 있다.

LMO 감자 들어오나.

•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
• LMO(Living Modified Organism)는 번식 가능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다. GMO와 달리 심으면 자란다.
• 농촌진흥청이 미국산 ‘LMO’ 감자에 ‘적합’ 판정을 내렸다. 감자 생산 업체 심플로트가 2018년 수입 허가를 요청한 지 7년 만이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평가가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시간 문제다.
• 지난해 한국의 감자 생산량은 52만 톤. 수입 감자는 16만 톤이다. 아직 LMO 감자는 들어온 적 없다.
• LMO 농산물은 이미 들어오고 있다. 식용 옥수수와 대두가 각각 44만 톤과 42만 톤이다. 사료용 옥수수와 목화씨가 각각 219만 톤과 11만 톤, 모두 더하면 LMO 농산물 수입이 이미 230만 톤에 이른다.

재벌 총수 퇴직금은 부르기 나름.

• 조현상(HS효성 부회장)은 지난해 323억8200만 원을 받았다. 퇴직금 171억 원에 특별공로금 85억 원을 얹었다.
• 한겨레는 네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첫째, 주주총회 결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 둘째,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지만 사전에 충분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 셋째, 특별 공로금의 지급 기준도 모호하고,
• 넷째, 퇴직금에도 2~3배의 지급 배수를 적용했다.
• 주주들에게 임원 보수 관련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세이 온 페이(say-on-pay)’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예 임원들에게 의결권 제한을 두거나 액수가 과도하면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숙취 해소제 절반은 맹물?

• 식약처가 효능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더니 177개 제품 가운데 96개 제품이 검사를 포기하고 제품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 식약처 관계자는 “효능에 자신이 있다면 왜 시험을 거부했겠느냐”고 말했다. 절반 이상이 사실상 맹물 음료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 컨디션과 여명, 모닝케어, 상쾌환 등은 시험을 받았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 숙취 해소제 시장은 2023년 기준으로 3473억 원 규모다.

숙취 해소제 테스트.

• 나름 까다로운 테스트다.
• 20~40대 남녀를 병원에 불러 저녁 식사 두 시간 뒤에 숙취 해소제를 먹고 소주 한 병 반을 30분 동안 마시게 한다.
• 안주는 새우깡 20개.
• 첫 잔을 마시고 채혈한 뒤 15시간 동안 8차례 추가로 채혈한다. 유의미하게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떨어져야 숙취 해소제로 인정 받는다.
• 술이 센 20대 남성 중심으로 시험을 하거나 술은 적게 물을 많이 먹게 하는 등 꼼수가 발견되면 숙취 해소제라는 문구를 박탈한다.

해법과 대안.

이것은 전환이 아니다.

• “시민 사회가 열망해 온 경로 파열과 전환의 바람이 무산됐다.”
• 주은선(경기대 교수)은 국회가 합의한 연금 개혁안이 절충과 방어에 그쳤다고 본다. 노후 보장을 강화하기보다는 지금 정도의 낮은 수준에 갇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출산과 군 복무 크레디트를 늘린다고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 보장 수준을 높이고 국가와 자본의 재정 책임을 강화했어야 하지만 가입자들끼리 N분의 1로 나누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 주은선은 “미래세대 노후 보장에 대한 고민 없이 국민연금 축소만 주장하는 단견, 사회를 바꿔내려는 의지의 부재가 이런 연금개혁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국고 투입 시작해야 한다.”

• 기금 소진을 늦추는 대안으로 연금소득세를 자동 투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3040 세대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연금소득세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금뿐만 아니라 사적 연금을 받을 때도 낸다. 연간 1500만 원 미만을 받을 때는 3.3~5.5%, 1500만 원 이상은 종합과세나 분리과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내년 예상 세수는 7845억 원, 2030년이면 1조1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 이소영(민주당 의원) 등이 제안하는 해법은 연금소득세를 그대로 국민연금 기금에 투입하자는 방안이다.
•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연금을 수령하는 윗세대가 내는 연금소득세를 기금에 투입한다는 것은 세대간 형평성 논란이 있는 이 시점에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김태일(고려대 교수)은 “선제적으로 10조 원 이상 국고를 기금에 투입해야 적절한 보험료를 유지하면서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창(카이스트 교수)은 “GDP의 1% 정도를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결문을 찾아보는 세 가지 방법.

• 첫째, 판결서 사본 제공신청 제도가 있는데 사건 번호를 알아야 한다.
• 둘째, 판결서 인터넷 열람 제도는 2013년 1월1일 이후 확정된 형사 판결 등을 열람할 수 있다.
• 셋째, 고양시 법원도서관 특별열람실에서는 방문 열람도 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 헌법 109조에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돼 있지만 아직까지 판결문 공개는 매우 제한적이다. 유정훈(변호사)은 “판결의 공개는 사법부 스스로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사법부 스스로 법의 해석·적용에 관한 권위를 획득하고 유지해야 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원천은 결국 국민의 신뢰다. 아무리 좋은 판결을 해도 그것이 직접 관여한 당사자나 변호사의 파일 속에만 머무른다면 대체 무슨 수로 법원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권위를 유지한다는 말인가.”

대상은 맞는데 예산이 떨어졌습니다.

• 가로수길 고독사 사망자는 두 차례나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긴급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 전기요금이 끊긴 사실이 확인돼 지난해 6월부터 주민센터가 복지 대상자라고 여러 차례 알렸지만 12월에서야 주민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예산이 소진된 상태였다.
• 올해 긴급복지 예산은 350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3% 줄었다.
• 남기철(동덕여대 교수)은 “정부가 예산을 줄이면서 소극 행정을 하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소외 계층 발굴은 쉬워졌지만 늘어난 복지 수요를 감당할 공무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늘의 TMI.

다회용기 주문 하루 350건.

• 서울시 통계다. 지난해 12만8149건을 기록했다.
• 지난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37조 원에 이른다. 배달 주문으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연간 1인당 10kg이 넘는다.
• 다회용기로 주문하려면 배달 앱에서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전용 가방에 담겨오는데 먹고 난 뒤 가방에 붙은 QR코드를 스캔해서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48시간 이내에 수거한다.
•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개별 소비자와 식당 사업자의 선의에 기대고 있어 활성화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커피플레이션’의 네 가지 원인.

• 브라질에서는 커피 값이 1년 동안 4배 올랐다. 룰라(브라질 대통령) 지지율은 24%까지 추락했다.
• 기후변화와 전쟁, 중국, 트럼프가 원인이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각각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두 나라가 모두 기상재해를 겪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 물동량을 떨어뜨리면서 운송비가 치솟은 영향도 있다. 중국의 커피 소비가 늘어나기도 했고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선물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 값싼 커피의 시대가 끝난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에 여전히 2000원 커피가 많은 건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겨우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다.

테이블 오더, 매출 3.9%가 수수료.

• 한 달 매출 2000만 원에서 78만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간다는 한 식당 주인의 사연.
• 테이블 오더는 테이블에서 태블릿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 3.3%는 지급결제대행(PG)사가, 나머지 0.6%는 업체가 가져간다. 설치 이전에는 1% 카드 수수료만 내면 됐는데 세 배 이상 부담이 늘어났다.
• 정부가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이라는 명분으로 5년 동안 테이블 오더 보급에 들인 예산이 61억 원에 이르는데 정작 소상공인 경영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윤석열이 없으니 비로소 돌아가는 것.

•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연금 개혁안을 만들었다.
• 의대 정원 이슈도 이주호(교육부 장관) 주도로 타협안을 냈다. 서승욱(중앙일보 부국장)은 “’맞아 죽어도 2000명 증원’을 밀어붙였던 윤석열이 건재했다면 꿈도 못 꿨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 개헌론을 비롯해 여야 토론도 늘었다.
•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을 뿐인데 이런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국민의 깨달음이 분권형 개헌의 동력이 돼야 한다.”

훨씬 더 분열적이고 위태로운 세상.

• 민주당이 싫어서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15~20%가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지지한다는 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 김희원(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법치를 존중하고 제도를 신뢰하는 것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향과 가치가 다른 이들을 갈라 치고 공격하기보다 마음을 열고 용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중략)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건 이미 주어진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배민 포장 수수료 논란.

• 배달비 부담 때문에 포장 주문을 유도하는 가게들이 있다. 그런데 배달의민족이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를 6.8% 매기기 시작했다.
• 포장 수수료로 배민이 챙길 이익이 2900억 원 이상일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수수료 매출이 3213억 원, 마케팅 비용을 300억 원 잡더라도 크게 남을 거라는 분석이다.

라면 값 오른다, 삼양식품은 빼고.

• 오뚜기 진라면은 716원에서 790원으로, 짜슐랭은 976원에서 1056원으로, 평균 7.5% 올리기로 했다.
• 농심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
• 과자도 오른다.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 삼양식품은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라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불닭 브랜드 덕분에 지난해 해외 매출이 1조3359억 원을 기록했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계엄을 견디게 해준 네 가지 용기.

• 첫째, 그날 밤 택시 타고 여의도로 달려왔던 시민들의 용기다.
• 둘째, 실해 협박을 받으면서 버텼던 김상욱(국민의힘 의원)의 용기다. 12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찬성 표를 던졌다.
• 셋째, 내부 고발에 나선 군인들의 용기다.
• 넷째, 찬성이든 반대든 광장을 지킨 모두의 용기다. 김채운(한겨레 기자)은 “광장의 모든 시민을 끌어안을 용기를 지닌 이가 이 나라를 이끌 자격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같은 괴물을 막으려면.

•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군대 등 권력기관에 민주주의 일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견제와 균형 원리를 적용하고 민주적 통제와 감시를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된 사람의 선의와 약속을 믿을 게 아니라 제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국회에 옴부즈만을 설치해 권력기관의 불법을 조사하고 관련 공무원을 징계할 권한을 주면 된다. 국회에 징계 권한이 있다면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를 따를 공무원은 없다. “이제 대통령도 총칼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름도 바꾸자, 대통령 대신 최고행정관 어떤가.

• ‘president’를 번역한 말이지만 ‘통령’은 군주제적 봉건적 의미가 강하다. 프레지던트는 회장이나 의장, 총장, 사장이지 대회장이나 대의장, 대총장, 대사장이 아니다. ‘통령’도 문제지만 ‘대’가 붙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 ‘대통령’의 ‘통령’은 사무라이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일본이 만든 말이다.
• 박명림(연세대 교수)은 “집행부 최고 직위 ‘president’는 그대로 두되, 원뜻을 살리면서도 민주공화국에 맞는 이름으로 바꿀 때”라고 제안했다. ‘제1직임관’이나 ‘최고행정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정우상(조선일보 논설위원)도 비슷한 주장을 한 적 있다.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대통령 대신 원래의 의미인 프레지던트와 민주정에 걸맞은 국가의장이나 국무의장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 “남의 잘못된 번역어인 ‘대통령’ 용어와 관념에 사로잡힌 채, 우리가 마음과 현실에서 계속 일인 대권을 지지하며 추종한다는 것은 민주공화국의 자유민으로서 크게 부끄러운 일이다. 세계에 당당한 민주시민인 우리 자신에 대한 모멸이다. 독점과 갈등의 뿌리인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다원적·자율적인 직임관 시대를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