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수도를 공격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미국이 다른 주권 국가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건 처음이다.
1989년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당시 파나마 방위군 총사령관)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지만 노리에가는 대통령이 아니었고 바티칸 대사관으로 도망갔다가 투항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미군이 대사관 밖에 서 밤낮으로 락 음악을 틀어서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더 큰 전쟁의 시작일 수도 있다.
예고된 공격.
미국은 지난해 8월부터 카리브해에 군대를 보내 베네수엘라를 압박해 왔다.
마약을 운반하고 있다는 의심으로 베네수엘라 화물선을 공격해 최소 115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불법적인 처형(illegal extrajudicial killings)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트럼프는 마약 카르텔과의 무력 충돌이라고 주장해 왔다.
터무니 없는 주장.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주장을 “터무니 없다(ludicrous)”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는 펜타닐 생산국이 아니다. 대부분 중국과 멕시코에서 캐나다를 경유해서 들어온다. 베네수엘라의 코카인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으로 건너간다. 게다가 트럼프는 마약 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하기도 했다. 앞뒤가 안 맞는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가 트럼프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최근 공개한‘국가 안보 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보고서에서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국가 안보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마두로는 독재자다. 고문과 폭력, 자의적 구금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경제는 엉망이고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의혹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공격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주권 국가를 선제 공격한 건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자위권 발동도 당연히 아니고 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