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

• 윤석열(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3시간도 안 돼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됐다.
• 6개 야당이 모여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이 윤석열을 만나고 와서 탄핵안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탈표 8표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탄핵소추안 발의, 주말 전에 처리한다.

• 5일 0시에 발의했다. 탄핵 소추 사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 첫째, 비상계엄의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전시도, 사변도 국가 비상사태도 아니었다.
• 둘째,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국회에 통고하지 않았다.
• 셋째, 계엄 사령부의 포고령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
• 넷째, 국회를 봉쇄하고 심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은 내란 행위다.
• 다섯째, 우원식과 이재명, 한동훈 등을 체포하려 시도한 것은 폭동이다.

“나는 잘못 없다.”

• 윤석열(대통령)이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등과 만나 했다는 말이다. “민주당의 폭거를 알리기 위한 것”이고 “경고만 하려 했다”는 이야기다.
• 김용현(국방부 장관)을 해임하라는 요구에도 “대통령 지시받아서 한 것밖에 없는데 왜 그 사람이 뭘 잘못했느냐”고 했다고 한다.
• 오늘 대국민 담화를 한다. 사과의 뜻이 담기겠지만 결국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 “탄핵을 막고 사과로 퉁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중단 없다”, 동의했나.

• 일부 언론에서 이렇게 나왔는데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이 “그런 적 없다”고 반박했다.
• 한동훈은 면담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인데, 대화에 어떤 진전이 있을 수 있었겠나.” 일방적으로 윤석열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고 한다.
• 한동훈은 “면담 전에 탈당 요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동훈의 모호한 태도.

• 윤석열의 탈당을 요구하되 탄핵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 임기 단축 카드를 던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끌려내려오는 탄핵보다는 질서있는 퇴진을 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자는 아이디어다.

장관들 한꺼번에 사퇴 가능할까.

• 장관들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사의를 표명했다. 국무회의 참석자 대부분이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고 하지만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장덕진(서울대 교수)은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을 찾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당장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덕수가 권한 대행을 맡아야 한다.

국민의힘 탄핵안 거부 당론으로.

•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아예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 일부 의원들이 당론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미 12명의 의원이 계엄 해제 요구안에 찬성표를 던진 상황이다.

“합법적이었다”, 대통령실의 해명.

• 대통령실 관계자가 했다는 말이다.
•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회가 동의 여부를 판단토록 국회 진입을 막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통령으로서 헌법상의 헌정 파괴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액션은 했지만 합헌적인 틀 안에서 행동했다.”
•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 상당수 의원들은 담을 넘어가야 했고 일부 의원들은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 1997년 전두환 내란 음모 사건 재판 때는 “국회 장악 시도를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규정했다. 윤석열도 내란죄 처벌을 피해갈 수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흥분 상태였다.”

• 조선일보가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확인했다.
• 조지호(경찰청장)는 6시20분쯤 퇴근하다가 “사무실에서 대기하라”는 대통령실 연락을 받았다.
• 한덕수와 일부 장관들은 저녁 9시쯤 연락을 받고 9시40분쯤 모였다. 계엄 선포 직전에서야 알았다는 이야기다.
• 한 국무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흥분 상태였고 심의를 마칠 때까지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확 계엄해 버릴까”, 평소에도 말했다.

• 김건희(대통령 부인)도 몰랐다고 한다. 차라리 김건희가 알았다면 문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용산 참모들도 윤석열이 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 몰랐고 군 지휘관들도 포고문이 나오는 걸 보고 알았다고 할 정도다.
•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김용현 등 충암파 ‘예스맨’들 말을 듣고 충동적으로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용현은 평소에도 “맞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맞장구를 쳤고 주변에서는 “한 번도 반대한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거침 없는 언사와 불도저식 업무 스타일이 윤석열과 싱크로율 99%”라는 평가도 있었다.

대왕고래 예산 삭감에 급발진했나.

• 원래 예산안은 협상 과정에서 주고 받으면서 결정된다. 삭감했다가 복구하는 경우가 흔하다. 윤석열이 격노했다던 대왕고래 예산도 협상 여지가 충분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윤석열이 통상적인 예산안 처리 과정을 너무 몰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 산업부 관계자는 “그 어떤 공무원도 예산이 삭감됐다고 해서 비상계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헬기 타고 내려온 계엄군들도 어리둥절.

• 국회에 투입한 병력이 280여 명, 1개 대대 병력도 안 됐다.
•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령부 문건에는 기계화 6개 사단과 기갑 2개 여단, 특전사 6개 여단 등을 투입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1개 사단은 1만~2만 명 규모, 여단은 3000~5000명 규모다.)
• “애초에 계엄군이 국회를 정지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명확한 임무를 전달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쟁점과 현안.

표결 상황 다시 보기.

• 190명이 참석해서 전원 찬성 표결했는데 민주당이 154명, 국민의힘이 18명이다. 조국혁신당이 12명 전원 참석했고 진보당이 2명, 나머지 개혁신당과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1명씩이다. 아래 그림에서 음영 부분이 불참.
•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김용태와 김재섭을 뺀 나머지 10명은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이들 가운데 몇 명이나 탄핵 표결에 동참하느냐가 관건이다.

계엄군 체포 대상 10명 이상.

• 국회에 들이닥친 계엄군들은 이재명(민주당 대표)을 비롯해 우원식(국회의장)과 한동훈을 체포하려 했다.
• 김민석(민주당 최고위원)과 정청래(민주당 의원)도 체포 대상이었다고 한다.
• 누가 지시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애초에 계엄 선포 요건이 안 됐다.

• 헌법 77조에 세 가지 요건이 명시돼 있다.
• 첫째,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거나, 둘째, 적과 교전 상태거나, 셋째,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 일단 지금은 전쟁 상황이 아니고 사변도 아니고 비상 사태도 아니다.
• 윤석열은 “판사를 겁박하고, 검사를 탄핵해 사법 업무를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는데 사법 업무가 마비됐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검사 탄핵 역시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한이다.
• 특검 요구와 탄핵 추진, 예산 삭감 등을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규정했는데 모두 국회의 합법적 권한 행사다.
•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은 탄핵에서 살아돌아왔다.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은 헌재 심리 중이다. 예산 삭감 역시 다수당의 횡포라고 비난할 수는 있지만 불법은 아니다.
• “종북 반국가 세력”이란 비난도 실체가 없다.

국무회의 정족수는 맞췄나.

• 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의결이 아니라 심의만 해도 된다.)
• 윤석열이 회의를 주재했고 한덕수(국무총리)와 최상목(기획재정부 장관)도 참석했다.
• 김용현(국방부 장관)과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합계 7명이다.
• 전체 국무위원은 21명, 이 가운데 11명 이상이 참석해야 개의할 수 있다. 확인된 국무위원 외에 4명이 더 참석했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 한국일보는 조태열(외교부 장관)과 김영호(통일부 장관)까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그래도 2명이 부족하다.
• 조선일보는 정족수 11명을 겨우 맞췄다고 분석했다.
• 이주호(교육부 장관)와 김완섭(환경부 장관),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 강도형(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집 연락도 못 받았다”고 하는 장관도 있었다.
• 한겨레는 “참석 여부에 따라 내란죄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족수가 안 됐기 때문에 공개를 꺼릴 가능성도 있다.
• 윤석열이 새벽 4시30분 계엄 해제를 발표하면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이라 아직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한 것도 흘려 듣기 어렵다.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를 의결한 뒤 흩어져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애초에 모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 국면 전환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차피 탄핵이 쉽지 않을 거라고 봤을 거라는 이야기다.
• 나름 검사 출신인데 헌법 조항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고 알면서도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있다.
• 정작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만 남아있는 상태라 심리는 가능하지만 1명이라도 반대하면 기각된다.

광적 집착이 낳은 정치적 자해.

• 김민석(민주당 최고위원)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려서라도 김건희 특검을 저지하겠다는 광적 집착이 낳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한 여권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검사 시절 스타일 때문인지 일대일 보고를 받고 불호령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시스템이나 조직의 의사 결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내가 구속되면 정권 무너진다”던 명태균.

• 10월 9일에 했던 말이다. “한 달 안에 정권 무너진다”고 했다. 명태균은 11월15일에 구속됐다.
• 명태균이 윤석열 부부와 통화했던 휴대전화, 이른바 황금폰을 넘길 거라는 언론 보도에 버티지 못하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이준석은 “황금폰이 트리거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6명으로 심리 못한다.

• 헌법재판소법에는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돼 있어서 심리조차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 국회 추천 3명이 공석인데 추천 권한을 어느 당이 갖느냐를 두고 대립하다가 임명이 미뤄진 상황이다.
• 민주당이 뒤늦게 정계선(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 윤석열이 임명권자인데 탄핵안이 통과되면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임명이 미뤄질 수도 있다.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임명을 미룰 경우 강제할 방법은 없다.
•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 때도 황교안(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한 적 있다.

더 깊게 읽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나온 이야기.

• 3시간 넘게 회의를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이 “대통령이 고독해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고독할 때 지도부는 뭐했나. 우리가 말벗이라도 해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 다른 친윤계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빨리 만나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어쩌나.”

추경호는 왜 그랬을까.

• 밖에 있던 한동훈이 국회로 달려간 것과 달리 추경호(국민의힘 원내 대표)는 국회에 있으면서 의원들에게는 당사로 모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작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 “원내대표로서 당 의원들의 입장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상한 해명을 했다.

우원식이 빛났다.

• “국회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했다.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반드시 지켜내겠다.”
• 한남동 공관에 있다가 곧바로 국회로 왔다. 길이 막히자 담을 넘어 들어갔다. “빨리 표결하자”고 재촉하는 의원들에게 “오류가 없어야 한다”며 절차를 밟았다.
• 강단있게 위기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다.

윤석열이 세 시간이나 뭉갠 이유.

• 국회에서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건 새벽 1시. 윤석열이 계엄령이 해제됐다고 선언한 건 4시27분이었다.
• 계엄 해제는 녹화 방송이었는데 3시26분에 촬영된 걸 1시간 뒤에 내보냈다.
• 미국 국무부가 “한국 국회의 해제 결의가 준수되길 바란다”고 밝힌 직후였다. 미국의 답변을 기다렸던 것일까.
• 미국은 윤석열이 사전 통보 없이 계엄을 선포한 걸 두고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내란죄는 재직 중 형사 처벌 가능.

• 탄핵과 별개로 내란죄로 형사상 소추를 할 수 있다. 사형 또는 무기 징역에 처하는 범죄다.
• 김태훈(서울고검 검사)은 검찰 내부전산망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인 직권 남용죄에 해당한다”면서 “즉각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다른 의견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지만 내란죄가 성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과 선출된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다. 김상겸(동국대 교수)은 “국회 개의를 완전히 막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었다”면서 “내란을 획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빼박’ 내란죄인 세 가지 이유.

• 첫째, 헌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전시도 아니고 사변도 아니고 비상 사태도 아니었다.
• 둘째, 설령 정당하게 게엄을 선포했더라도 국회의 권한을 제한할 수는 없다. 포고령에서 국회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선포한 것은 명백한 폭동이다. 10.26 때도 국회와 정당활동 금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 셋째, 군대를 투입해 국회를 공격한 것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쿠데타다.
• 임재성(변호사)은 “신속히 대통령과 내란세력에 대한 압수수색과 영장 청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르게 읽기.

조중동의 멘탈 붕괴.

• “이건 아니다. 아무리 야당 하는 짓이 미워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말 이건 아니다.” 장세정(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민 자존감이 하룻밤에 비민주 저개발국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평가했다.
• 양상훈(조선일보 주필)은 “정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면서 “한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자폭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 양상훈은 “윤석열의 다음 처신 역시 감정적이고 충동적일 가능성이 있고,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내용일 듯한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고 했다.
• 안혜리(중앙일보 논설위원)는 “공포스러웠다”고 했다. 재래 시장을 찾아 “여러분들 저 믿으시죠?” 해놓고 다음날 국회에 군대를 풀었다. “이런 불안정한 인물이라면 다른 비상식적 행보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싶었다”고 한다.

비상계엄 다음날 주요 언론사 사설 비교.

• 한국일보는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면서 “탄핵 정국 통과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 조선일보는 “윤석열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사태를 해명하고 수습책과 함께 어떻게 책임질지 밝혀야 한다”는 이야기다.
• 동아일보는 “반대 세력을 척결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의 생각이라고 믿기 어려운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는 “윤석열을 비롯해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관여한 모든 인사들에 대해 형사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당한 명령을 따른 이들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 경향신문은 사설을 1면 머리기사로 끌어올렸다. “반헌법적 친위쿠데타”로 규정하고 “즉각 대통령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에도 계엄군 300명 몰려갔다.

•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0시30분, 계엄군 10명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찾아왔다.
• 2시간 뒤인 0시30분에는 110여 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수원에 있는 선거연수원에도 130여 명이 진입했다.
• 별다른 충돌은 없었고 경계 작전을 하다 계엄 해제 직후 물러났다.

시민들이 지켰다.

• 윤석열(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 앞에 몰려든 시민들이 경찰 추산 4000여 명에 이른다.
• 설동훈(전북대 교수)은 “윤석열이 주장한 ‘국가 위기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전혀 동의하지 않았고, 이 상황이 모두 생중계되면서 실시간으로 여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 김익현(지디넷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참여군중의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우리 시대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깨어 있는 시민들이 21세기 민주주의의 중요한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카메라가 많았다.

• 이재명이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하는 라이브 영상은 238만 명이 봤다. 우원식의 본회의 라이브도 60만 명이 봤다.
• 오마이뉴스의 오마이TV는 동시 접속자가 64만 명이나 됐다. 누적 조회수는 764만 명에 이른다.
• 뉴스공장이 33만 명, YTN이 20만 명, JTBC는 19만 명, KBS는 14만 명 순이다.

오늘의 TMI.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군인들이 몰려갔다.

• 새벽 특집 방송을 하던 도중 계엄군 10여 명이 사옥 출입을 봉쇄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 김어준(뉴스공장 진행자) 체포조가 투입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피 중인 김어준은 “군 체포조가 집앞으로 왔다”고 말했다.

한국은 여행 위험국.

• 스웨덴 총리는 방한을 취소했다.
• 뉴질랜드는 한국을 여행 주의국으로 분류했고 미국은 대사관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지시했다.
• 중국 정부도 한국에 거주중인 국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민주주의에 입힌 상처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조국은 대법 선고 연기 신청.

•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의 대법원 선고가 다음주 12일이다.
• 이미 2심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은 상황이라 뒤집히지 않는다면 곧바로 수감과 함께 의원직을 잃게 된다.
• 조국은 “주요 정당들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 리더십에 갑작스러운 공백이 생기면 부적절하다”며 선고 연기를 요청했다.

한국인 기대수명 83.5세.

• 1년 전보다 0.8년 늘었다. 지난해 출생아 기준으로 기대 수명이 남성과 여성 각각 80.6년과 86.4년이다.
• OECD 평균보다 남성은 2.2년 여성은 2.8년 높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한국 민주주의의 가드레일은 굳건했다.

• 장님 무사와 주술사, 충암파 군인 몇몇에 넘어갈 정도로 유약하지 않았다.
•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100~200년에 걸쳐 이룬 민주주의의 역사를 한국은 30여년 만에 만들었다.
• 박현(한겨레 논설위원)은 “다시 민주주의 성채를 더 굳건히 구축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미치광이 기관사에게 운전대를 맡겨둘 수 없다.”

• 손제민(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윤석열이 벌인 자해공갈로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 애초에 주도면밀한 계획도 없었고 즉흥적으로 결정한 데다 내부 견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이전과 의대 정원 증원, 한일 관계 등이 모두 이런 식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 “그렇다면 이 나라가 2년 반 이 정도라도 형체가 유지되어온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것 아닌가.”
• 손제민은 “피 흘려 만든 민주주의를 한 사람의 충동적이고 비이성적 결정에 맡겨둘 수는 없게 됐다”면서 “무능한 데다 미치광이로 판명난 기관사에게서 열차의 운전대를 빼앗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더기 민주주의를 버릴 수 없는 이유.

• 조형근(사회학자)은 “우리는 이 취약한 누더기 민주주의를 버릴 수 없다”면서 “이보다 덜 나쁜 대안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몇 번의 선거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공고해지거나 완성되지는 않는다. 좁게는 비상계엄의 요건 엄격화에서부터 넓게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심화에 이르기까지 이 헌정체제를 전면 수리해야 할 이유다.”

민주주의 수호 매뉴얼.

• 티머시 스나이더(역사학자, ‘폭정’ 저자)의 제안이다.
• 첫째, 미리 복종하지 말자. 시키는대로 하는 인간들이 가장 위험하다.
• 둘째, 시스템을 지켜야 한다.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 셋째, 직업 윤리를 지키자.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자는 이야기다.
• 넷째, 진실을 믿자. 듣고 싶은 말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다를 수 있음을 부정할 때, 우리는 폭정에 굴복하게 된다.
• 다섯째,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연대하자.
• 여섯째, 용기를 내자.
• “아무도 자유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모두 폭정 아래서 죽을 것이다.”
• 정혜승(오티움 대표)은 “헬리콥터와 무장군인에게 밀리지 않고 여의도로 달려가서 민주주의를 외친 용감한 국민들에게 존경과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쉬었음’ 청년 급증.

• ‘쉬었음’ 인구는 통계청 조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비경제 활동 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 한국은행에 따르면 25~34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3분기 33.6만 명에서 올해 3분기 42.2만 명으로 늘었다. 자발적 사유가 28%, 비자발적 사유가 72%였다.
• 한국은행은 비자발적 사유의 ‘쉬었음’이 늘어난 이유를 고용의 질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우니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국은행은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족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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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다가온 미래, 사람보다 똑똑한 일반 인공지능의 시대가 올까요? AGI의 잠재적 위험과 해법을 다룬 한상기 박사의 신간, [AGI의 시대]를 슬로우레터 구독자 여러분 가운데 다섯 분을 추첨해서 보내드립니다. 한빛미디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slownewskr@gmail.com으로 “AGI의 시대 응모합니다”라고 보내주시면 12월5일에 추첨하겠습니다. 개인 정보는 적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첨자분에게 따로 메시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