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정권 교체 필요하다”와 “이재명을 지지한다” 사이에 20%포인트 격차.

• 470일 만의 휴전.
• “윤석열 체포, 법적 문제없다.”
• 늘어난 48시간.
• 피의자 신문 조서, 한 줄도 못 채웠다.
• 잘못 베껴썼다고? 발끈한 김용현.
• 내란특검법 합의 가능성 있다.
• 윤석열은 왜 묵비권을 행사했을까.
• KBS 사장 해임 취소.
• 민심 뒤집혔나.
• 민주당 지지율과 이재명 지지율.
• 보수 과다 표집 논란.
• “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
• “올리가르히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 일단 기준금리 동결.
• “내년에 신입생 뽑지 말아야.”
• 읽지도 않고 공유한다.
• 미국은 틱톡 금지.
• “김건희, 밥 못 먹고 약으로 버틴다.”
• 극우 채널에 후원금이 쏟아졌다.
• 윤석열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한 말.
• 극우 카르텔이 작동하는 방식.
• ‘브레인 해킹’이 작동하는 방식.
• 5000만 명의 수치.
• 어쩔 수 없는 명령은 없다.
• 혹을 먼저 떼는 쪽이 이긴다.
•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했더라면.

“윤석열 체포, 법적 문제없다.”

• 윤석열이 체포적부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체포적부심은 체포가 적절한가 따져보는 제도다.
• 법원은 체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 첫째,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고 봤고
• 둘째,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 윤석열은 그동안 “서울중앙지법이 관할 법원인데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는데 바로 그 서울중앙지법이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상황이라 명분을 잃었다.

늘어난 48시간.

•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48시간 안에 풀어주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 그런데 체포적부심을 신청하면 법원에 수사 관련 자료를 보냈다가 돌려받을 때까지 체포 기한이 연장된다. 구금 시한이 오늘 오전 10시33분까지였는데 10시간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다. “체포적부심 청구가 인용될 확률은 0%다. 불법 수사 프레임으로 정치적인 쇼를 하려는 목적이다.”
• 공수처가 오늘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 발부를 기다리는 동안 계속 구치소에 붙잡아 둘 수 있다. 영장이 기각되면 풀어줘야 하고 발부되면 최장 20일까지 구속할 수 있다. 구속 기한 만료는 대략 다음달 6일 정도가 된다.

피의자 신문 조서, 한 줄도 못 채웠다.

• 윤석열은 조사를 거부하고 하루 종일 구치소에 머물렀다.
• 공수처는 강제 구인까지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이미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구속영장 청구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 윤석열은 아직 피의자 신분이라 체포될 때 입었던 정장 차림으로 생활하고 있다. 구치소 생활복이 지급되지만 의무는 아니다.
• 어제 아침은 시리얼과 견과, 우유였고, 점심은 짜장면, 저녁은 된장찌개와 닭볶음탕이 나왔다. 식사를 꽤 많이 남겼다고 한다. 오늘 아침 메뉴는 황태국이다.

쟁점과 현안.

잘못 베껴썼다고? 발끈한 김용현.

• 윤석열 변호인단이 “포고령 1호는 김용현이 잘못 베껴쓴 것”이라고 주장한 걸 두고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반박했다.
• “김용현이 초안을 쓰고 윤석열이 검토했다. 정당하게 작성했다.”
• 서로 손발이 안 맞는다. 국회를 장악할 의도가 없었다는 게 윤석열의 주장인데 김용현이 이를 뒤집었다.
•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아무리 핑계가 궁하기로서니 이제와서 아랫사람 탓을 하면서 얄팍한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너무 용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런 인물에게 대통령이라는 국정 최고 책임을 맡겼다는 게 끔찍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깬 건 흥분한 군중을 막기 위해서”라는 헌재 답변을 두고 “도무지 해독이 불가능한 궤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내란특검법 합의 가능성 있다.

• 권성동(국민의힘 원내 대표)이 “야당 안이 통과되면 책임질 수 있느냐”면서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정치 이전에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 민주당은 내란 선전‧선동 혐의와 외환유치 혐의를 반드시 수사 범위에 넣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두 가지를 꼭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 오늘 오후 2시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다. 합의가 안 되면 오늘 자정 전에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더 깊게 읽기.

윤석열은 왜 묵비권을 행사했을까.

• 어차피 구속이나 기소에 영향이 없을 거라고 봤기 때문일 수 있다.
• 이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전 계엄사령관),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조지호(전 경찰청장) 등이 구속된 뒤라 특별히 더 불리해질 게 없다고 봤을 수도 있다.
• 차진아(고려대 교수)는 “도주 우려가 구속영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체포영장에 불응한 게 도주 우려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헌재의 탄핵심판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때도 탄핵 인용 사유로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KBS 사장 해임 취소.

• 김의철(전 KBS 사장)이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2023년 9월 해임된 뒤 1년4개월 만이다.
• 해임 사유는 경영 악화와 직무 유기 등이었다. 법원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라는 방송법의 목적에 비춰볼 때 이런 사정만으로 KBS 사장을 해임하는 건 KBS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미 지난해 11월 임기가 만료됐기 때문에 복직은 불가능하다.
• 권태선(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남영진(KBS 이사장)도 모두 해임 취소 소송에서 이겼다. 권태선은 자리를 지켰지만 남영진은 임기가 끝나 복귀하지 못했다.

다르게 읽기.

민심 뒤집힌 것 맞나.

• 오늘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야당 독주에 민심 뒤집혔다”다.
•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업체 공동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35%로 올랐고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떨어졌다. 오차범위 안이지만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추세가 확인된다.
•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는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28%,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가 13%, 홍준표(대구시장)가 8%, 오세훈(서울시장)이 6% 순이었다.
• 윤석열 탄핵 찬성은 1월 둘째주 62%에서 셋째주 59%로 줄었고 반대 여론은 33%에서 36%로 늘었다. 23%포인트 격차다.
• 중앙일보는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올리가르히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이 고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올리가르히(oligarch)는 ‘과두제’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ὀλιγάρχης’에서 유래했다. 신흥 재벌 집단을 말한다.
• “그들의 권력 남용을 방치하면 위험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거머쥔 올리가르히가 형성되고 있다.”
•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등이 트럼프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일단 기준금리 동결.

•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3.0%까지 낮춘 상태에서 일단 동결했다.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으니 미국 금리 추이를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의도다.
• 이창용(한국은행 총재)은 “현재 환율은 펀더멘털이나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12월 수입물가 상승률이 2.4%에 이른다.
• 한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목표 1.9%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해법과 대안.

“내년에 신입생 뽑지 말아야.”

• 의대생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다. 이선우(대한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는 “의료계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보건의료 거버넌스가 마련돼 의료 정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올해도 복학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강경하다.
• 2024학번과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 순차적으로 교육하고 순차적으로 진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2026년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늘의 TMI.

읽지도 않고 공유한다.

• 페이스북 게시물 3500만 개를 분석했더니 공유된 링크의 75%가 클릭 없이 전달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극단적 사용자들의 정치 콘텐츠는 중립적 사용자보다 ‘클릭 없는 공유’가 더 많았다.
• 결정에 대한 확신이 강할수록 그 결정을 확인하는 증거는 증폭되고 반박하는 증거는 무시됐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지나친 확신이 확증편향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 편견이 전염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실험에서는 관찰자들이 행위자들의 편견을 학습했다.
• 임소형(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장)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 생긴 곤경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더닝 크루거’ 현상은 음모론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틱톡 금지.

• 이미 설치한 앱을 계속 쓸 수 있지만 새로 다운로드할 수는 없고 업데이트도 안 된다.
• 틱톡 대신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레드노트(샤오훙수) 다운로드도 늘었다. 틱톡 난민이 몰려오면서 이달 들어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이 넘었다.
• 트럼프가 틱톡금지법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일론 머스크가 미국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부인했다.

“김건희, 밥 못 먹고 약으로 버틴다.”

• 관저 밖을 나오지 못한 게 벌써 수개월째다.
• 밥을 거의 먹지 못해 병원에 가야 할 정도라는데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강아지 산책 사진이 찍힌 걸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 대부분이 유기견이라 실내에서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극우 채널에 후원금이 쏟아졌다.

• 유튜브 슈퍼챗 상위 10개 채널 가운데 9개가 극우 성향 채널이었다. 최근 1주일 슈퍼챗 합계가 1억6700만 원에 이른다.
• 최항섭(국민대 교수)은 “극우 유튜버들이 노인들의 분노 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현재(서강대 교수)는 “플랫폼 차원에서 허위 정보를 유통하는 채널에 대해 슈퍼챗을 정지시키거나 채널 자체를 차단 조치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한 말.

• 체포 직전 상황이다.
• “요즘 레거시미디어는 너무 편향돼 있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고 했다고 한다.
• “2030세대가 요즘 관저 앞에서 집회를 하는데 유튜브로 보고 있다. 연설 내용이 굉장히 똘똘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친중 세력에 대한 반감 등이 담겨 감동을 받았다.”
• 관저를 나서면서 “냉장고에 있는 과자든 물이든 다 털어서 사람들 줘라”, “내가 만든 샌드위치를 먹어보라”고 했지만 아무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극우 카르텔이 작동하는 방식.

• 요제프 괴벨스가 이런 말을 했다.
• “선전은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대상을 공격 매개물로 삼아야 한다.”
• “거짓말을 충분히 큰 목소리로 반복해 말하면 사람들은 결국 믿게 된다.”
• 윤석열과 극우 카르텔이 세력을 키우는 수법도 이와 같다.
• 이철희(전 청와대 정무수석)는 당파주의(partisanism)에서 원인을 찾는다. “상대를 악마라고 보고 상대를 으깰 수 있다면 뭘 해도 괜찮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이야기다.
• 밀란 스볼릭(예일대 교수)은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처럼 이념적으로 편이 갈려 있으면 우리 편이 대놓고 반민주적 행태를 보이더라도 문책하는 걸 꺼린다. 상대 편을 대안으로 선택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계속 편을 들게 된다.” 한국에서도 극우가 보수의 주류를 꿰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브레인 해킹’이 작동하는 방식.

• 인간이 가장 참기 어려워하는 고통은 이유없는 고통이다.
• 박권일(사회학자)은 “좌파는 자본주의 체제라는 거대한 답을 내밀지만 극우파는 무임승차자와 불순세력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답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분배와 인정의 불만, 즉 가난해지고 멸시당한다는 울분이 말만 번드르르한 자유주의 정치에 대한 환멸과 결합해 기층 민중을 우경화한다”는 분석이다.
• 이성보다는 감성이 행동을 이끈다. ‘브레인 해킹’은 ‘결단력 있는 독재자’와 힘을 숭배하는 욕망으로 연결된다.
• 박권일은 “극우가 감정의 서사라면 이걸 이길 수 있는 건 대항논리가 아니라 대항감정”이라고 강조했다. “혐오를 이기는 힘은 서로를 돌보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5000만 명의 수치.

• 국가 브랜드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이 놀랍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본영(한겨레 워싱턴 특파원)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한국은 30년, 40년 전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쩔 수 없는 명령은 없다.

• 홀로코스트의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은 “명령은 명령”이라고 주장했지만 하워드 진(역사학자)은 “전쟁과 집단학살 같은 끔찍한 일은 불복종 때문이 아니라 복종 때문에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 에밀리 캐스파(겐트대 교수, ‘명령에 따랐을 뿐’ 저자)의 뇌 스캔 실험에서는 명령에 따르는 사람들이 실제로 자신의 행동 결과에 책임감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계층적 구조에서는 주체성과 도덕성 감정이 두 명 이상의 사람에게 분산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명령을 따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혹을 먼저 떼는 쪽이 이긴다.

• 국민의힘이 윤석열이라는 혹을 강제로 떼낸다면 민주당도 이재명이라는 혹을 떼내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 이기홍(동아일보 대기자)은 “보수 진보 양 진영의 리더들이 동시에 교체되면 대한민국 정치는 대전환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 있다”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 절반은 나머지 절반의 지도자를 거부하는, 지난 수년간의 반목이 더 심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재명 체제에 변수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구속된 내란 피의자와 야당 대표를 같은 선에 두고 퇴진을 요구하는 건 궤변이다. “먼저 떼는 쪽이 이긴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윤석열과 단절하는 게 가능할까.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했더라면.

• 불편한 질문이다.
• 한국 대통령은 미국의 동의 없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 전쟁 준비상태(데프콘)가 3단계로 격상되면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령부로 넘어간다. 윤석열의 원점 타격 계획도 윤석열 맘대로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
• 김종대(전 정의당 의원)는 이렇게 평가했다. “충동적이고 도발적인 정부를 진정시키는 데 미국의 역할이 크다면 전작권을 전환하지 못한 것은 천운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