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집회 15만 명.

• 조선일보가 인용한 경찰 비공식 추산이다. 찬성 집회는 3만 명이 몰렸다.
• 중앙일보는 숫자가 다르다. 탄핵 반대 집회 12만 명, 찬성 집회는 2만 명이다.
• 중앙일보는 “광장 정치에서 진보 진영에 늘 밀렸던 여권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면서도 중도층 여론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는 광장에 의미 부여를 하고 중앙일보는 광장에 갇힐 걸 우려한다. 접근이 다르다.
• 서천호(국민의힘 의원)가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아무리 탄핵에 반대하더라도 대한민국 국격을 추락시킨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둘로 쪼개진 것 맞나.

•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둘로 쪼개진 3.1절”이라고 평가했다.
• “이런 극단적인 분열상이 계속된다면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도 불복하는 최악의 시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사실 앞장서서 분열을 부추기는 게 조선일보다.
• 중요한 건 광장의 숫자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갈등의 본질을 보지 않고 갈등의 구도를 강조하는 언론 보도가 여론을 두 쪽으로 가른다.

쫓겨난 젤렌스키.

•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를 백악관에 불러서 호통을 쳤다. JD 밴스(미국 부통령)가 “무례하다”고 비난했고 젤렌스키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트럼프가 문을 열어줬다).
• (자세한 분석은 3월2일 슬로우리포트 “약소국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납작 엎드리지 않을 때 감수해야 하는 것” 참조.)
• 중앙일보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동맹보다 거래적 접근을 선호하는 트럼프가 북한에 직접 관여할 경우 한미 동맹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리고 한국 패싱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전망했다.
• 한겨레는 “우리 역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우리 안보 문제를 우리가 주도해야, 국익을 지켜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당당히 No를 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는 “미국과 한배를 타야만 하는 국가의 운명과,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이라는 오랜 안보 가치 가운데 어느 쪽도 저버릴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미래에 마주할 수많은 가치 충돌을 예고하는 장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쟁점과 현안.

중도도 이재명으로 결집하는데 20대는 관망.

• 이재명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2월 마지막주 기준 35%, 다른 후보들은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가 10%를 찍었을 뿐 모두 10% 넘는 후보가 없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 여권 후보자를 다 합쳐도 24%밖에 안 된다.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거나 답을 하지 않은 비율이 41%나 된다.

• 2월 통합 통계를 보면 이재명은 40대와 50대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20대 이하에서는 19%, 30대에서는 29%에 그쳤다.
• 스스로를 보수로 분류한 응답자의 34%가 “찍을 사람이 없다”고 답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진보 성향 응답자는 이 비율이 21%였다. 여전히 보수 과다 표집 논란도 있다. 2월 넷째주 조사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각각 34%와 26%였다.

‘명’ 엎치고 ‘한’ 덮쳤다.

• 명태균 게이트와 한동훈 등판에 홍준표(대구시장)와 오세훈(서울시장)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 두 사람은 각각 한국갤럽 기준으로 4%와 3%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1%포인트씩 줄어들었다.
• 명태균 의혹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지지율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한동훈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한동훈도 여전히 4% 수준이다.

‘배드캅’ 박찬대와 ‘굿캅’ 이재명.

• 나쁜 경찰과 착한 경찰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박차고 나왔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는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중앙일보는 이재명과 교감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 내란 특검법도 협상을 거부하다가 3자 특검을 수용했는데 역시 이재명에게 좋은 경찰 역할을 맡긴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런 모습이 중도층에게 끝까지 불안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더 깊게 읽기.

“김영선 사무실은 명태균 공화국이었다.”

•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이 검찰 조사에서 한 말이다.
• 사실상 모든 것을 명태균이 결정했다고 한다. 보좌관 인사도 명태균이 했고 지역 사무소 직원들도 명태균의 지시를 받았다.
• 보좌관들 앞에서 김영선에게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가계대출 2월에 5조 원 늘었다.

• 4년 만의 최대 폭이다. 2월은 원래 비수기다.
• 잠삼대청(잠실동과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8289만 원까지 치솟았다.
• 3단계 DSR(스트레스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가 시행되는 7월까지 집값이 요동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숙박앱 때문에 모텔 접습니다.

• “매출의 5분의 1을 가져가는 게 말이 됩니까.” 월 매출 5000만 원의 모텔 주인이 한 말이다.
• 이 모텔은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내는 광고비가 각각 384만 원과 242만 원. 여기에 매출의 10% 수수료까지 더하면 1126만 원이 빠져 나간다.

클릭 한 번에 600원, 배달앱의 저주.

• 중앙일보가 만난 한 족발집 사장은 한때 배달앱 광고비를 매출액 대비 30%까지 썼다. 월 광고비 한도 300만 원은 금세 빠져나가는데 언젠가부터 매출이 꺾였다. 클릭만 하고 주문이 없어도 광고비는 나간다.
• 중앙일보는 “플랫폼이 설계한 광고비 출혈 경쟁은 오징어 게임과 같다”고 평가했다.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가 2~3개로 줄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자영업자에게 소외는 곧 죽음이고 광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무료 배달’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자는 제안도 나왔다. 결국 자영업자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때문이다.

다이소 3000원 비타민 왜 안 되나.

• 약국과 비교하면 10분의 1 가격이지만 물론 성분은 차이가 있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 등에서 납품을 받기로 했는데 대한약사회의 압박에 일양약품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 약사들은 마치 약국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반발한다.
•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해 6조 원 규모다. 인터넷 판매가 70%고 약국 판매는 4% 수준이다. 어차피 약국에서 비타민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 조선일보는 “다이소 건기식 사태가 건기식 시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J올리브영이 화장품 시장을 키운 것처럼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득 1분위, 100원 벌어 50원 먹는데 쓴다.

• 소득 하위 20%의 식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주류를 제외한 식료품 구입비와 식사비를 더한 금액이다.)
• 1분위 가구의 식비 지출이 2019년 1분기 30만 원에서 지난해 4분기 47만 원으로 늘었다. 5분위 가구는 103만 원에서 133만 원으로 늘었다. 1분위는 55%가 늘고 5분위는 29%가 늘었다.
• 처분 가능 소득 대비 식비는 1분위가 45%, 5분위는 15%다. 처분 가능 소득은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해법과 대안.

‘따옴표 저널리즘’ 비난 피하려면.

• 두 가지 기술적 보완이 가능하다.
• 첫째, 그냥 받아쓰기만 하지 말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알려주면 된다. 트럼프가 지난 대선 때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주장하자 방송을 중계한 NBC는 곧바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 둘째, 맥락을 설명해 주면 된다. 윤석열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고 했다”고 하면 “그 시점에 국회 안에 투입된 요원은 없었다”거나 “의원을 끌어내라는 말로 이해했다는 복수의 진술이 있었다”고 의미 부여를 해주는 방식이다.
• 박성호(방송기자연합회 회장)는 “입장이 무엇인가 묻는 데 그치지 말고 그렇게 말하는 근거를 갖고 있느냐고 한 번 더 질문을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박성호는 MBC 보도국장 시절,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이라는 주어를 빼고 리포트를 써보라고 주문했다. 윤석열이 주어로 등장하는 빈도가 낮은 기사가 더 이해가 잘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중국인 건강보험에 대한 오해.

• 2023년 기준으로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146만 명, 7400억 원 흑자였다.
• 중국인 가입자만 놓고 보면 68만 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동안 중국인 가입자가 주요 적자 요인이었던 건 사실이다. 중국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와 피부양자로 등록한 뒤 의료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중국인만 놓고 보면 2017년 1108억 원 적자에서 계속 줄어 2023년에는 27억 원 적자에 그쳤다. 통계가 잘못 공표돼 1200억 원 가까이 적자가 부풀려진 걸 최근 바로잡았다. 중국인 무임승차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고 그나마 자격 요건 강화 이후 크게 줄었다는 게 팩트다.
• 외국인 지역 가입자가 늘면서 적자가 크게 줄었다. 2019년부터 한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직장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니면 지역 가입자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피부양자도 한국 거주 기간이 6개월 이상 지나야 자격이 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병원이 망할 수도.

• 빅 5 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정 갈등 이전의 74%까지 회복했다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이 있었지만 착시 현상일 수 있다. 11개 국립대 병원의 적자가 5663억 원에 이른다.
• 2023년 말 4080명이던 인턴+레지던트가 지난해 말 1200명으로 줄었다. 대부분 일반의로 취업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필수의료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 최현철(중앙일보 사회부국장)은 “의대 정원을 늘리기에 앞서 상급 종합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필수의료 수가 인상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시간을 끌어봐야 개선되지 않고 더 나빠질 뿐이다. 패배 선언만 미룬 채 그저 버티는 동안 파국이 다가오고 있다.”

오늘의 TMI.

2036년 전북 올림픽?

• 잼버리의 악몽이 떠오르지만 일단 한국 후보지로 선정됐다. 61표 가운데 49표를 받았다. 서울은 11표에 그쳤다.
• 김관영(전북도지사)은 “지역 도시들의 연대를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겠다는 정신이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내일 대체거래소 출범, 12시간 거래 가능.

• 한국거래소 독점이 70년 만에 깨졌다.
•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프리마켓,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애프터 마켓이 열린다. 메인 마켓과 사이에 10분의 텀을 뒀다.
• 일단 10개 종목으로 시작해서 종목 수를 800개까지 늘려간다.

박사 10명 가운데 3명은 백수.

• 2014년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 지난해 박사 학위를 딴 1만442명 가운데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이 70.4%였다.
• 남녀 각각 6288명과 4154명인데 무직자 비율이 27.4%와 33.1%로 여성의 취업률이 더 낮았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보수 궤멸할 수도.

• “왜 국가가 의심할 자유를 억압하나.” 한 원로 교수가 했다는 말이다.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은 “부정선거 음모론은 팩트체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가 돼 버렸다”면서 “부정선거론은 대통령 개인의 위기 모면을 위한 전략의 일환일지는 모르지만 보수 비극의 씨앗이 될 공산이 크다”고 경고했다.
• “선관위도 부정선거 가능성은 없다고 소극적, 방어적 대응만 할 게 아니라 몇 번이고 “모든 걸 검증해 달라”고 자청할 일이다. ‘부정선거 도그마’는 보수뿐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 자체에 치명적 독이다. 야당도 부정선거를 둘러싼 보수의 내홍을 즐기기만 할 때가 아니다.”

팩트체크로 음모론을 잡을 수 없는 이유.

• 허위 사실이 진실보다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될 확률이 70% 더 높다. 진실이 1500명에게 도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거짓보다 6배 더 오래 걸린다. 사이언스에 실린 MIT 연구 결과다.
• 강형철(숙명여대 교수)은 “공영방송이 잘돼 있는 나라일수록 사회적 신뢰가 높고 음모론이 자리 잡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심을 잡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
• 분석적 사고 능력과 사회적 신뢰가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이야기다.

피드백.

• 오늘 휴일이라 그런지 지면 기사 가운데 링크가 아직 뜨지 않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 지난 목요일 슬로우레터에서 전통주에 대한 설명이 정확하지 않아 바로잡습니다.
• ‘백세주’나 ‘화요’, ‘장수 생막걸리’ 등은 전통주가 아니라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녹색 통 ‘장수 생막걸리’는 수입 쌀을 쓰고 흰색 통 ‘장수 생막걸리’는 국산 쌀을 쓰지만 둘 다 전통주는 아닙니다. 그래서 국산 쌀을 쓰더라도 특별히 혜택은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전통주 등’에도 가공용 정부미를 우선 배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재고 소진도 하고 국산 쌀 소비를 늘리는 일석이조가 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