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즉시항고 안 한다.”

• 천대엽(법원행정처장)이 “즉시항고를 해서 상급심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까지 했지만 검찰은 끝내 “어떤 외부의 영향에도 흔들림 없어야 한다”면서 기회를 흘려보냈다.
• 어제가 즉시항고 데드라인이었다.

최재해‧이창수는 탄핵 기각.

• 헌법재판소가 최재해(감사원장)과 이창수(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최재훈(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등의 탄핵소추안을 모두 기각했다. 8명 만장일치다.
•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다. 위법 행위가 있지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 최재해의 경우 부실 감사 의혹과 관련 “부실 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이창수의 경우 김건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핵심인데 “적절히 수사를 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탄핵 소추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많은 건 사실인데 좋아서 했겠나.”

• 이재명이 한 말이다. “비판이 있을 것을 우리도 안다”면서 “헌법적 질서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민주당은 “불법적 행위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 조승래(민주당 수석대변인)는 “최재해는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지만 명확하게 불법적 행위가 확인됐다”면서 “직권남용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쟁점과 현안.

29번 발의, 13건 가결, 8건 기각.

•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은 모두 기각됐다. 조선일보는 “정치적 탄핵에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과반 의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 혼란을 가중시킨 것에 대해 최소한 공식 사과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 기각된 사건은 최재해와 이창수, 조상원, 최재훈을 비롯해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진숙(방통위원장), 안동완(검사),이정섭(검사) 등이고,
• 이동관(전 방통위원장)과 손준성(검사), 이정섭(검사), 이희동(검사), 임홍석(검사)은 민주당이 탄핵안을 냈다가 철회했다.
• 윤석열과 한덕수(국무총리), 박성재(법무부 장관), 조지호(경찰청장) 등은 아직 헌재 심리 중이다.

“탄핵 남용 아니다.”

• 헌재는 “국회 탄핵소추의 목적은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비슷한 위반 행위를 예방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령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인 내포돼 있다고 하더라도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 방승주(한양대 교수)는 “헌재가 이런 내용을 담은 건 야당이 탄핵을 남발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는 걸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탄핵과는 무관하다.

• 최재해 탄핵이 기각됐으니 야당의 폭주가 인정된 것이고 그래서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명분이 실렸다, 이게 국민의힘의 주장이지만 논리 비약이다.
• 오히려 헌재는 탄핵소추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절차에 따라 기각했다, 이게 비상계엄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주장에 오히려 힘이 실린다.

민주당 책임론 Vs. 윤석열 면죄부 아니다.

• 윤석열 탄핵 선고를 앞둔 시점에 나온 최재해 탄핵 기각은 미묘한 변수다. 신문마다 논조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 중앙일보는 “민주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일보도 “정치적 탄핵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국정 공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재명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는 “윤석열 면죄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도 “편향과 특혜의 면죄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선고는 언제?

• 오늘(14일) 선고일을 고지하고 다음주 초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 화요일(18일)에는 박성재 변론 기일이 잡혀 있어 이날 선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 한덕수 선고가 더 빠를 수도 있고 둘을 같은 날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

나경원의 탄원서.

• “설령 계엄이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탄핵 심판을 기각해 주실 것을 청구한다”는 탄원서를 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2명이 동참했다.
• 국민의힘은 개별 행동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나경원(국민의힘 의원)은 “지도부와 논의했다”고 말했다.

성장률 1.4%까지 떨어질 수 있다.

• 한국은행 전망이다.
•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다른 나라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올해 1.5%, 내년 1.8%가 된다.
• 관세 압박이 더 심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는 올해와 내년이 둘 다 1.4%까지 빠진다.
• 한은은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가계대출이 급등하고 있어 큰 부담이다.

더 깊게 읽기.

사교육비 29조 원.

• 학생 수는 주는데 사교육비는 치솟고 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최재해 탄핵 기각이 뒤로 밀렸다.)
•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이 88%에 이른다. 중학교는 78%, 고등학교는 67%다.
•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내신이 5등급으로 개편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하게 됐다. 내신과 수능 준비를 일찍 마쳐야 하기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석열 교육 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사회 경제적 지위와 부의 대물림이 교육에서 더욱 심각해진다”는 경고다.

N수생 사교육비는? 모른다.

• 지난해 16만1784명이다. 전체 응시생 가운데 31%가 N수생이었다.
• 기숙형 재수종합반은 월 300만~400만 원, 집에서 다니는 강남의 재수종합반은 200만~300만 원 정도가 든다.

상처 치료 없이 연고만 발랐다.

• 이형빈(가톨릭관동대 교수)은 “킬러 문항 배제와 사교육 카르텔 때려잡기가 대표적인 전시용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 백승진(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수험생 사이에서는 ‘킬러 문항’이 배제돼도 수능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난이도 ‘상’의 문제는 오히려 늘 것이라는 걱정이 커졌고 학원가도 이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다르게 읽기.

상법 개정안 통과.

•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 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여 통과됐다. 찬성 184명에 반대 91명이었다.
• 이소영(민주당 의원)은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중복상장하고 핵심 계열사를 총수 회사와 헐값에 합병하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지적했다.
• 최은석(국민의힘 의원)은 “기업 경영 현실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들이 만든 위험한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라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면서 모든 주주를 만족시키는 기업의 혁신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 이복현(금융감독원장)의 태도 변화도 논란이다. “거부권 행사는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부작용은 있을 수 있지만 주주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한길의 엉터리 강연.

• 국회에 와서 ‘국민 저항권’을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도대체 맞는 소리가 거의 없다.
• “전문가는 아니지만 상식선에서 말하겠다”고 했지만 탄핵 심판과 내란죄 재판을 뒤죽박죽한 데다 사실 관계도 맞지 않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 이런 말을 했다. “탄핵소추에 대한 이유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외환 아니면 내란입니다. 외환죄 어쨌든 거짓말로 드러났죠. 내란 혐의도 지금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고.”
• “대통령은 외환과 내란의 죄가 아니면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를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형사소추와 탄핵소추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한국사 강사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 “석방 사유에 보면 내란죄에 대해서 불분명하다고 분명히 나와 있다”면서 “판결문에 공수처가 불법으로 수사했고 체포했고 구속했다고 나와 있다”고 주장했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
• 일단 구속 취소는 내란죄 재판이고 헌재의 탄핵 심판과는 별개다. 판결문이 아니라 결정문이고 공수처 수사는 “위법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 게 전부다.

AI 판사가 지귀연보다 못할까.

• 미국에서 판사는 변호사보다 보수 성향이 강하다.
• 한국은? 최한수(경북대 교수)는 “한국 법조계는 미국보다 훨씬 더 동질적인 엘리트 집단”이라고 본다. 대법원은 ‘서오남’(서울대·법대·50대 남성)이 독점하고 있고 강남 출신-SKY 로스쿨-대형 로펌이 판사로 가는 코스다.
• 최한수는 “인간 판사 또한 편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판사의 장점은 오히려 무오류성이 아닌 개선 가능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지만 AI는 그나마 고쳐쓸 수 있다는 게 경쟁력이라는 이야기다.
• 지귀연(서울중앙지법 판사)은 윤석열 구속 취소를 명령한 판사다. 최한수는 “문제적 판결이 되풀이될수록, 사법부에 대한 주권자의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법과 대안.

평균 노동시간의 함정.

• 한국 노동자들이 오래 일하는 건 사실이지만 몇 가지 맥락적 접근이 필요하다.
• 첫째, 한국은 풀타임 노동자가 전체 취업자의 75%나 된다.
• 둘째, 파트타임 노동자는 일자리의 질이 낮다. 임금도 적고 고용 안정성도 떨어진다.
• 셋째, 한국 노동자들은 휴가도 적다. 한 달씩 통째로 여름 휴가를 쓰는 유럽과 비교하면 전체 평균에서 큰 차이가 난다.
• 아이를 돌보면서 10시 출근해서 3시에 퇴근할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는 한국에 많지 않다. 애초에 파트타임+정규직이라는 개념조차 낯설다.
• 이상헌(ILO 고용정책국장)은 “유럽과 한국은 단기 노동자의 고용 안전성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 주 30시간밖에 일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할 때, 그런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는 대부분 여성일 텐데, 기업이 그런 개인의 사정을 ‘봐주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 이상헌은 “그렇기 때문에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간 노동의 시장 상황과 기업과 노동자의 힘의 불균형이 현저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그 불균형을 정책적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북촌 한옥마을 야간 통행금지 4개월.

•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한다. “통금 이후 처음으로 창문을 열었다”는 주민도 있다.
• 서울 종로구가 지난해 11월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하고 보안관들을 세워 단속하고 있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 가회동 지역 유동인구가 야간에는 7%, 하루 평균은 4% 정도 줄었다.

오늘의 TMI.

“What will happen if there is no water on Earth?”

• 7세 고시로 불리는 강남의 한 어학원 레벨 테스트 문제다. 수백 명이 응시해서 30명이 합격한다.
• 7세 고시라고 하지만 만 5세다. 이 5세 고시를 준비하려고 만 4세 이하가 다니는 학원도 있다고 한다.

재산 절반 기부한다던 김범수, 790억 집행.

• 건강 문제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 김범수(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4년 전 “사회 문제 해결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환원하겠다”고 밝힌 뒤 실제로 기부한 금액은 790억 원이다. 중증 장애인 표준 사업장 마련에 100억 원, 재활병원과 공공 재활사업에 50억 원 등이다.
• 김범수의 자산은 10조 원 규모다.
• 김범수가 가입한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만든 기부 클럽이다. 10억 달러 이상의 부자들이 가입할 수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포털 다음은 분사.

• 지금은 카카오 사내 독립법인인데 완전히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기로 했다.
• 포털 사업의 부활을 노렸지만 검색 시장 점유율이 2.7%까지 낮아졌다. 네이버(66%)와 구글(26%)은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 빙(3%)에도 밀렸다.

오늘은 파이데이.

• 원주율은 소수점 이하 202조 번째 자리까지 계산한 상태다. 기네스 기록 검토 단계에 있다.
• 공인된 기록은 2021년 62조 번째 자릿수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윤석열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일 뿐 무죄 선고가 난 게 아니다. 내란죄가 인정되면 무기징역 이상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크다.
• 법원이 마음만 먹으면 재판 도중에도 다시 구속할 수 있다.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된다.
• 재판이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이 있지만 내려오는 순간 사건이 시작된다. 명태균 게이트는 이미 증거가 수두룩하고 채 상병 사건도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진보 정당 후보가 나와야 이재명이 이긴다.”

•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전 정의당 대표)이 이재명의 표를 깎아먹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다. 안병진(경희대 교수)은 이번 대선은 다르다고 본다.
• 첫째, 진보 정당이 왼쪽을 지키면 민주당이 중도 포지션을 가져가는 데 유리하다.
• 둘째, 연합 정치와 사회 개혁의 로드맵을 만들어 판을 키울 수 있다.
• 셋째, 이기는 건 당연하고 6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해 안정적인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게 과제다.
• “용기와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개헌이라는 착각, 좋은 정치가 먼저다.

• 스티븐 레비츠키(정치학자)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규범을 제도적 자제(institutional forbearance)와 상호 관용(mutual toleration)이라고 봤다. 자제는 제도적 권리를 행사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고 관용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 이철희(전 청와대 정무수석)는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위기를 헌법 개정으로 해소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 개헌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한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최근 혐오 민주주의로 불리는 수준으로까지 퇴행한 원인을 헌법에서만 찾는 것은 지적 게으름이자 의도적 비틀기”라는 이야기다.
• “못난 정치가 위기를 불렀다. 헌법이 아무리 좋아도 정치가 좋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헌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고,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헌법 개정으로 해소하려 해선 안 된다. 두 개는 별개다. 헌법 개정에 답을 찾는 태도는 정치가 아닌 방법으로, 정치 밖의 외부적 개입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