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해외 생산 비중 52.6%.

• 지난해 392만 대를 만들고 415만 대를 팔았는데 해외 생산과 해외 판매 비중이 53%와 83%다.
• 기아는 278만 대를 만들고 308만 대를 팔았는데 해외 생산과 해외 판매 비중이 45%와 82%다.
• 미국 공장을 짓고 나면 해외 생산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생산은 고용 창출도 없고 세금도 안 내고 GDP에도 잡히지 않는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미국에서.

• 한국의 미국 수출 가운데 35%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다. 각각 367억 달러와 89억 달러 규모다.
• 김혁중(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만약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모두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면 각각 3만 명과 2만 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 김혁중은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공장 이전이 수출 감소와 제조업 공동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 허정(서강대 교수)은 “과거 대중 투자와 달리 대미 투자는 국내 투자를 줄이는 성격이 짙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정을 해보자.

• “당신네 나라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우리 정부가 정책 금융을 지원해도 눈 감아 달라”, 이렇게 말하면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 이를테면 중국 배터리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덤핑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망할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 관세 협상에서 나온 미국 투자 3500억 달러가 이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공장을 지을 테니 한국 정부가 정책 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 이런 조건을 미국이 받아들였다.
• 아직 세부 조건은 논의되지 않은 상태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의 입장도 다르다. 한국 정부는 일단 모호한 상태로 가는 게 가장 좋다는 입장이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에 따르면 정부 투자는 5% 미만이고 나머지는 론(대출)과 개런티(보증)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 김혁중은 “성장의 발판과 보호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수출과 고용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가 공존한다”고 전망했다.

1억 원짜리 로봇이 연봉 1.2억 원 사람 1.5명 대체.

•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는 용접과 도장 등 좀 더 위험한 작업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조립라인의 40%를 로봇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 아틀라스 로봇 1대로 사람 1.5명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 DS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조지아주 공장에는 자동차 50만 대 기준 최소 6500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40%를 로봇화한다면 로봇 1733대로 사람 노동자 2600명을 줄일 수 있다.
• 아틀라스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7만4500달러니까 이보다 좀 더 비쌀 수 있다.
•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1억2400만 원이다. 로봇 1대 가격과 노동자 1명의 연봉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 현대차는 5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짓기로 했다.
• 현대차는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1조 원에 인수했다.

비혼 출산 늘었다.

• 혼외 출산이 1만3800명, 혼인 관계가 아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6%다.
•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답변이 2008년 22%에서 지난해 37%로 늘었다.
• OECD 평균 비혼 출산율은 42%다. 한국은 아직 비혼 출생을 지원하는 제도가 없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생활동반자법과 비혼출산지원법 등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문제는 전세다.

• 전세 보증금을 집 주인은 어떻게 보관할까. 1998년 조사에서는 74%가 다른 데 투자했고 10%는 살림에 썼다. 은행에 예금해 둔 집 주인은 10%가 채 안 됐다.
• 사실 집 주인들은 은행 이자가 아니라 전세금을 올려가면서 이익을 챙겼다. 1억 보증금을 냈던 세입자가 나가면 1억1000만 원으로 올려 받는 방식이다. 그러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역전세가 발생하고 한 군데서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전세 런’ 상황이 된다.
• 최경호(’어쩌면 사회주택’ 저자)는 “애초부터 전세는 마치 ‘폰지사기’와 같이 지속불가능한 시스템이었다”고 지적했다. 최경호는 “집값이 오를 때만 작동하는 ‘전세’를 주거 사다리로 포장하면서 한국 사회 깊숙이 폭탄이 심어져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세입자들이 폭탄의 인질이 된 상황이다.
• 집값을 낮춰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집을 팔아서 전세 보증금을 내주라고 압박할 상황도 아니다. 가뜩이나 내줄 보증금이 없는데 집값이 보증금을 밑돌면 방법이 없다.
• 최경호는 전세의 질서 있는 월세화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다. “전세의 월세화 방안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로 집값을 잡을 수 있고, 따라서 내 집 마련도 쉬워진다.”

파리바게뜨, 3조3교대로 간다.

• SPC그룹이 야간 8시간 초과 근무를 없애기로 했다. 전체 직원이 2만2000명, 이 가운데 생산직이 6500명인데 250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이재명이 다녀간 뒤 한 달 만의 변화다.
• 노동시간은 주 5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어든다. 기본급을 인상하고 휴일 수당 가산율을 50%에서 75%로 올려서 임금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 추가 고용과 임금 보전 등에 연간 330억 원이 소요되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 노조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일보가 만난 노조 관계자는 “야간 노동을 줄이면 급여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줄어든 노동시간에 비해 임금을 상당 부분 보전했고 조합원의 삶의 질도 개선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한겨레는 조금 비판적인 시각이다. 일단 야간 근로가 줄어드는 대신 근무일이 하루 늘었다. 신설된 ‘연결 조’는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밤샘 노동을 해야 한다.
• 임금 보전도 한시적이다. 휴일 수당 가산율을 내년에 다시 50%로 원상 복구하기로 했는데 그만큼 실질 임금이 줄어들게 된다.

부산 플라스틱협약, 로비스트가 234명.

• 유럽연합 대표단이 233명인데 그보다 많았다.
• 2019년 기준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1인당 연간 90.5kg이다. OECD 평균은 42.4kg이다.
• UN환경계획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이 1950년 200만 톤 수준에서 2022년 4억 톤으로 늘었다. 2060년이면 연간 12억 톤을 넘기게 된다. 플라스틱은 원재료의 99%가 화석연료고 재활용되는 비율은 9%밖에 안 된다. 지난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협약은 합의 없이 끝났다.

오늘의 TMI.

X에서 238만 뷰 터진 기사.

• 제주 해녀의 잠수 능력을 다룬 논문을 소개한 한겨레 기사였다. 기사는 평범했는데 X(트위터)에서 트래픽이 터졌다. 리트윗과 좋아요가 각각 1만이 넘는다.
• 기사 제목은 “‘인류 최강’ 잠수능력 제주 해녀…국제 학계도 명맥 끊길까 근심”이고, X의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 “제주 해녀가 가장 뛰어난 잠수 능력을 가진 인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해녀의 수중 체류 비율은 비버와 바다수달, 뉴질랜드 바다사자를 뛰어넘거나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 커런트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 ‘한국 해녀의 잠수 행동과 생리학’(Diving behaviour and physiology of the Korean Haenyeo)’에 따르면 해녀들의 잠수 시간은 하루 평균 255분이었다. 평균 11초 잠수하고 잠수 사이에 8.9초를 쉬었다. 하루 최대 10시간36분을 물속에 머무는 해녀도 있었다.
• 한겨레는 지난해 12월 “머스크의 소유물처럼 돼버린 X를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논의 끝에 남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장년 남성 우위의 한국 사회에서 2030 여성의 생각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최대 플랫폼은 언제나 X였다”는 설명이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 금지 법안 통과.

•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자는 취지다. 제한 기준과 방법 등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과 “자율적인 조정의 여지를 없앴다”는 우려도 나온다.
•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이미 대부분 학교에 학칙이 있고 31%의 학교는 학생 자율로 두고 있다.

탑골 공원에 장기판 철거 논란.

• 20여 개 있던 장기판을 모두 철거했다. 내기 장기와 음주 장기 때문에 시비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지난해 접수된 112 신고가 1470건, 하루 4건 꼴이었는데 장기판을 치운 뒤 112 신고가 37% 줄었다고 한다.
• 조선일보가 만난 한 노인은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공원에서 장기 두는 것까지 막느냐”며 “여기 모이는 노인들은 대부분 갈 곳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이제 어떡하느냐”고 했다.

161대+103대.

• 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 103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기존 161대를 합쳐 264대로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선제적인 투자라는 관측이 나온다.
• 362억 달러(약 50.5조원) 규모다.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 이번에 구입하는 기종은 B777-9 20대와 B787-10 25대, B737-10 50대, B777-8F(화물기) 8대다.
• 각각 4.4억 달러와 3.4억 달러, 1.4억 달러, 5.2억 달러다. 실제로는 50% 정도 할인 가격을 적용 받는다.
• 보잉이 1년에 만드는 비행기가 528대다.
• 참고로 세계적으로 운항하고 있는 항공기는 모두 2만8400대, 보잉과 에어버스가 90%를 차지한다.

SK텔레콤 운명의 날.

• 해킹 사태 과징금을 결정하는 날이다. 개인정보보호위 처분 결과가 나온다.
• 가입자 식별 키 기준으로 2695만 건이 유출됐다.
• 과징금은 매출액 기준으로 직전 3개년 평균의 3%까지 부과할 수 있는데 최대 3700억 원이 된다.

타코에 이어 파코.

• 타코(TACO)에 이어 파코(PACO)라는 말도 나온다.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집어먹고 물러선다는 말이고 파코는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결정적인 순간에 물러난다는 말이다.
• 파월은 잭슨 홀 미팅에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그칠 수 있는 반면 고용 시장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 한국도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박상현(IM증권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얽매일 경우 경기 부양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더 많은 독립운동을 인정해야 한다.

• “임시 정부와 광복군 못지않게 조선건국동맹과 조선독립동맹도 치열하게 투쟁했다. 독립운동 폄훼에 맞서려면 임정 법통론에 매달리기보다는 ‘더 많은 독립운동’에 대한 긍정이 필요하다. 건국절 논란에 휘말리며 논란이 법적 정통성 여부로 축소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 조형근(사회학자)은 “임시정부 법통 계승론은 신성 불가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청래가 “임시정부 법통계승론에 대한 부정은 역사 내란”이라고 비판한 걸 두고 한 말이다. 이승만(전 대통령)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강조한 반면 김구는 반대했다. ‘힘센’ 사실 앞에서 역사를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50% 중도를 나눠 갖는 싸움.

• 스스로를 중도라고 평가하는 유권자가 46% 정도 된다.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당시 민주당 후보)과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후보)이 반씩 나눠 가져갔다.
• 조귀동(정치컨설팅민 전략실장)은 “민주진보 진영의 득표력에 명확한 천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득표율 합계는 50.4%,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득표율은 50.2%였다.
• 조귀동은 “민주당 지지자의 4분의 1은 언제든지 다른 정당으로 옮길 수 있다”면서 “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건 어렵고 진영의 대통령이 되는 건 쉽지만 종국에는 자멸의 길이다. 이전 대통령들의 굵직한 실패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다.”

일하는 노인들의 국민연금.

• 소득이 있으면 국민연금 급여를 깎는다. 언뜻 억울해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 일하는 노인들의 국민연금 감액을 개선하겠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었고 실제로 국정기획위원회가 소득 월 309만 원 기준을 509만 원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부자들의 민원”이라고 평가했다.
• “일하는 고령자를 역차별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월 309만 원은 소득 공제를 거친 기준이고 실제로는 411만 원 정도고 연봉 기준으로는 4932만 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노령연금 수급자 600만 명 가운데 14만 명 정도가 해당된다.
• 실제로 깎이는 금액은 몇 만 원 수준인데 이 기준을 높이면 연간 1000억 원 정도 연금 지출이 늘어난다.
• 소득이 월 500만 원인 사람이 연금 10만 원 깎인다고 일을 그만둘까? 그럴 일은 없다. 오히려 연금을 감액해야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 오건호는 “국민연금 감액은 형평성을 개선하고 미래세대의 부담도 경감하자는 제도 설계”라고 강조했다. 부자들의 민원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은 존재 자체가 정치적 추문이다.

• 장동혁(국민의힘 대표)은 국민이 아니라 우파 시민을 강조했다.
• 정제혁(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포괄 정당 노선을 폐기하고 우익 이념 정당으로 재정립 선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 “사회 운영의 최소 규칙을 어기고 민주공화국의 숨통을 끊으려 한 세력, 그리고 그걸 옹호하는 세력과 ‘권력투쟁도 사회적 합의의 최저선은 지키는 선에서 해야 한다’고 믿는 한국 사회의 상식적·평균적 인식 사이에는 거대한 심연이 놓여 있다. 이 심연을 건너뛰려 애써도 모자랄 터인데, 국민의힘은 반대 방향으로 고속 질주하고 있다.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자발적 소수화요, 정치적 자해다.“